지난해 공장과 생산설비 등 기업의 유형자산이 사상 처음 감소해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02년 제조업(광업 포함) 통계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종사자 5명 이상 사업체가 갖고 있는 유형자산(연말잔액 기준)은 총 263조2,210억원 규모로 전년(267조8,210억원)에 비해 1.7% 줄었다.
공장건물과 토지, 생산설비 등으로 이뤄지는 기업 유형자산의 감소는 감가상각이 발생한 만큼 신규투자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설비투자가 그만큼 부진하다는 뜻이다. 유형자산이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1967년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36년만에 처음이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유형자산의 감소는 국내 기업들의 부(富)의 총량이 줄었음을 의미한다"며 "기업들이 고임금과 각종 규제를 피해 공장을 해외로 옮기고 있는데다 설비투자에도 소극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현재 종사자 5명 이상 사업체는 모두 11만1,151개로 4.3% 늘었으나 99년(14.4%)은 물론, 2000년(7.5%)과 전년(7.9%) 증가율에도 크게 못 미쳤다. 특히 299명 이하 중·소 사업체는 11만470개로 4.4% 늘어난 반면, 300명 이상 대규모 사업체는 681개로 오히려 2.0% 감소했다.
종업원 숫자도 299명 이하 사업체의 종사자는 208만8,000명으로 3.3% 늘어난 반면, 300명 이상 사업체는 62만5,000명으로 3.2% 감소해 대기업의 고용기여도 역시 급감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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