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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시즌 막바지, 재수해? 막차 타?/취업 선배 2人의 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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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시즌 막바지, 재수해? 막차 타?/취업 선배 2人의 경험담

입력
2003.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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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대 1의 사상 최대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치열했던 올 하반기 대기업 공채가 서서히 마무리 되고 있다. 아직도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구직자들은 대부분 '눈높이를 낮춰서라도 올해 안에 취업을 할 것인가, 아니면 다음 취업시즌까지 준비를 더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취업 전문가들은 "최악의 취업난 시대에는 눈높이를 낮춰서 일단 취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기업들이 점차 수시채용과 경력직 채용 비중을 높이고 있는 만큼 일단 입사가 가능한 기업에 취업해 경력을 쌓는 것이 장기적 경력관리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취업시즌 막바지에 취업재수보다 이른바 '막차'를 타기로 결정했던 선배들의 경험담을 들어본다.

● 웅진식품 정미향씨

1월 웅진식품 경영기획팀에 입사한 정미향(25·경북대 경영학과 졸업)씨는 지난해 말 취업 재수냐, 막차를 타느냐는 갈림길에서 취업을 선택했다.

공기업이나 은행에 도전해 7번이나 면접까지 올라갔으나, 번번히 고배를 마셨던 정씨는 "남들보다 토익점수(930점)나 학점(4.0만점에 3.7)이 높다고 반드시 취업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많이 위축됐다"고 말했다.

하반기 취업이 마무리 되는 11월까지 취업에 성공하지 못하자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는 것.

하지만 정씨는 대학 1학년 때부터 취업을 목표로 학점관리와 영어공부를 꾸준히 해왔는데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다고 마음을 다잡고, 목표를 수정해 웅진식품에 지원했고 마침내 취업에 성공했다.

정씨는 "다시 취업준비를 한다면 기업보다는 원하는 직무을 선택해 원서를 내겠다"고 말한다. 조급한 마음에 적성을 무시하고 마구잡이식 지원을 하면 쉽게 지치게 되며, 원하지 않는 직무에 원서를 내면서 지원동기 등을 급조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정씨는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입사시험의 고비인 집단토론·프리젠테이션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평소 독서를 많이 해야 한다는 것과 시사적인 분야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정리하기 위해서 동료들과 집단토론 훈련을 많이 할 것을 당부했다.

● 매일유업 허 철씨

경희대 법학과 재학 기간 내내 사법시험에 도전했던 허 철(27)씨는 지난해 2월 졸업 직후부터 일반기업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처음엔 무엇부터 해야 할 지 막막했어요. 기업에서 뭘 원하는지 알지 못했죠." 그래서 허씨는 일단 처음 2, 3개월 동안 이력서 쓰기에 집중했다.

허씨가 매일유업에 입사할 때까지 낸 이력서는 무려 50통. 그리고 면접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면접시험에 응했다. 경험이 쌓이다 보니 면접관들이 묻는 공통질문을 파악하게 됐고, 기업이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도 알게 됐다. "회사에서 원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더군요. 지원하는 직무에 관련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허씨는 법무분야 직무에 취업하기로 결심하고 계약에 관한 법률공부를 집중적으로 했다.

취업준비 9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매일유업에 입사한 허씨는 '왜 취업막차를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대답한다. "기업은 경력자를 우대하기 때문에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무분야를 모집하는 회사가 있다면 기업 규모를 따지지 말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서 경력을 쌓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특정 기업 등을 고집하며 어학공부를 하거나 자격증을 따는데 시간을 보내는 것 보다는 기업에 들어가 몸으로 부닥치며 배우는 1년이 경력관리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허씨는 끝으로 후배들에게 "어떤 순간에도 자신감을 잃지 않으면, 또 다른 기회가 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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