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국시리즈가 '정민태(현대) 시리즈'라면 미국프로야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올 월드시리즈는 '조시 베켓(플로리다 말린스)시리즈'였다.베켓(23)은 26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6차전에 선발로 등판, 9이닝동안 삼진 9개를 잡아내며 5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봉역투,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젊은 에이스 베켓의 불 같은 강속구와 낙차 큰 커브를 앞세워 적지에서 승리를 따낸 플로리다는 시리즈전적 4승2패로 월드시리즈정상에 등극, 1997년에 이어 통산 2번째 챔피언자리에 올랐다. 또 플로리다는 97년에 이어 올해에도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 모두 우승하는 진기록을 세우며 '양키스 제국'의 통산 27번째 월드시리즈 제패를 무산시켰다.
말린스의 6차전 선발로 베켓이 예고됐을 때 야구전문가들은 귀를 의심했다. 23일 3차전에서 7과 3분의 1이닝동안 3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패전의 멍에를 썼던 베켓이 불과 3일간의 휴식을 취하고 선발등판하는게 무리였기 때문. 6차전을 내줄 경우 7차전을 기약할수 없었던 말린스의 잭 맥케온감독은 "모든 사람들이 도박이라고 했지만 나는 그가 할수 있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배짱이 두둑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굴복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고 기용배경을 밝혔다.
베켓은 맥케온감독의 기대대로 혼신의 역투를 했다. 텍사스출신의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뉴욕 양키스)와 동향이어서 '작은 로켓맨'으로 불리기도 하는 그는 이날 3차전의 최고구속 160㎞에 육박하지는 못했지만 155㎞에 가까운 직구로 최강 양키스타선을 무력화했다.
5회초 루이스 카스티요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고 6회초 후안 엔카르나시온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태 팀이 2―0으로 앞선 7회말 수비에서 보여준 그의 역투는 인상적이었다. 1사 2루의 위기에서 베켓은 볼카운트 2―3로 몰렸으나 카림 가르시아를 커브로 삼진처리 했다.
9회말 호르헤 포사다의 땅볼을 잡은 후 직접 1루베이스를 밟아 대미를 장식한 베켓은 올 월드시리즈에서 1승1패 방어율 1.10으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정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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