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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副국방 바그다드 숙소 피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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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副국방 바그다드 숙소 피격

입력
2003.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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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폴 월포위츠(사진) 국방부 부장관 등 미 정부 고위관리들이 묵고 있는 이라크 바그다드 시내의 호텔에 수십발의 로켓이 발사돼 1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공격의 주 목표로 보이는 월포위츠 부장관은 지금까지 이라크 내 저항세력들이 직접 겨냥한 최고위급 미 정부 인사다.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부는 이날 오전 6시10분께 바그다드의 알 라시드 호텔에서 400m 떨어진 주차장으로부터 로켓 6∼8발이 날아들었으며 월포위츠 부장관은 무사하다고 밝혔다. AFP 통신은 그러나 미군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모두 40발의 로켓이 준비됐고 이중 불발탄을 뺀 29발이 발사됐다"면서 "이번 공격으로 미군 1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했으며, 이 중 11명은 미국인이다"라고 보도했다. CNN 방송은 공격이 호텔 3∼11층에 집중됐으며 월포위츠 부장관은 12층에 묵고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라시드 호텔에는 미군, 미국 기업인, 외신기자들을 포함해 200명 가량이 묵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AFP 통신은 무장세력들이 시한 장치가 부착된 로켓 발사대를 위장 트레일러에 실어 호텔 인근 공원에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라시드 호텔은 중간층 발코니와 유리창 곳곳이 파괴되고 건물 측면에 거대한 구멍 여러 개 생겼으며, 미군은 즉각 인근 주요 거리를 봉쇄하는 등 현장을 완전히 통제했다. 티그리스강 서안에 자리한 알 라시드 호텔은 대통령궁 등 인근 건물들과 함께 미 군정 및 미군 주도 연합군의 본부로 사용되고 있어 평소 경비가 삼엄한 곳이다.

호텔 피격 직후 온전한 모습으로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월포위츠 부장관은 이번 공격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나타낸 뒤 미국의 단호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 정부 내 대표적인 강경파인 월포위츠 부장관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과 함께 이라크 전쟁 강행을 주도했으며 24일 이라크를 방문, 26일 밤 바그다드를 떠날 예정이었다.

라시드 호텔은 지난달 27일에도 로켓 공격을 받았으나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라시드 호텔은 1991년 걸프전 당시 CNN 특파원이 위험을 무릅쓰고 공격 상황을 실황 보도하면서 유명해진 곳이다.

26일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70㎞ 정도 떨어진 발라드 시에서도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물이 터져 미군 2명이 다치고 트럭 1대가 전소되는 등 이라크 곳곳에서 미군에 대한 공격이 잇따랐다.

앞서 25일에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고향인 티크리트 서부지역에서 미군 블랙호크 헬리콥터가 휴대용 로켓발사기(RPG) 공격을 받아 불시착해 미군 1명이 부상했다. 5월 1일 종전 이후 미군 헬기가 공격을 받아 추락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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