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에서 경주용 자동차가 인도로 돌진해 관중 3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한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26일 오후 3시40분께 전주시 덕진구 반월동 월드컵경기장 단지 내 왕복 4차선도로에서 벌어진 자동차 경기의 일종인 '드래그 레이스(Drag Race)' 에서 결승점을 통과한 티뷰론 승용차(운전자 김병상·24)가 갑자기 균형을 잃으면서 오른쪽 관중석으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인도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임모(20)씨 등 3명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이모(29)씨 등 9명이 크게 다쳐 전북대병원 등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사고는 400m 직선도로에서 시속 200㎞ 이상으로 달리던 티뷰론 승용차가 결승점을 통과한 후 100m 지점에서 갑자기 균형을 잃고 나란히 달리던 아반떼 승용차의 옆부분을 들이받은 후 인도로 돌진해 일어났다. 목격자 김모(41)씨는 "사고 차량이 골인한 후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면서 옆에서 함께 달리던 아반떼를 스친 후 균형을 잃었다"며 "너무 순식간에 일어나 앞쪽에 있던 관중들이 피하지 못하고 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사고 지점은 결승점을 100m 지난 사거리로 당시 이곳에는 골인광경을 지켜보기 위해 500여명의 관중이 몰렸다.
이날 자동차 경기장에는 관중들을 보호하기 위한 차단벽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 주최측은 사고지점 사거리에만 타이어로 방어벽을 설치해 질주하는 자동차의 인도진입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행사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곳에서만 경기가 3번이나 열렸는데 아무런 사고가 없어 평소와 같은 수준의 안전시설만 설치했다"고 말했다.
드레그 레이스는 소형 경주용자동차가 400m의 직선코스를 달리는 기록경주로 지난해 11월 전주에서 첫 대회가 열린 뒤 이번이 7번째이며 동절기를 제외한 3월부터 11월까지 개최된다. 우리나라의 정기 경기는 용인에버랜드 스피드웨이와 전주 월드컵경기장 단지 내 도로에서 열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부 마니아들이 일반 도로에서 심야에 시속 150㎞가 넘는 '공포의 레이스'를 펼쳐 경찰의 단속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자동차 튜닝협회(KATA) 전북지구가 주최한 이번 대회는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기념 전북대총장배로 130여대가 참가한 가운데 치러졌다. 경찰은 결승점을 통과한 사고차량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는 목격자들의 말에 따라 조향장치의 이상으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운전자 김씨를 불러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전주=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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