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김정래의 스톡워치 / 탁상공론, 미신, 꿈과의 싸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김정래의 스톡워치 / 탁상공론, 미신, 꿈과의 싸움

입력
2003.10.27 00:00
0 0

투자에서 항상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알 수 없는 미래이다. 인간으로서 주어진 지적 능력의 범위 안에서 알 수 없는 미래를 예측하려는 노력이 모든 투자 과정에서 공통으로 진행되기 마련이다.좋든 싫든 투자자는 보이지 않는 앞길을 향해 계속 운전을 해야 하는 입장으로 비유될 수 있다. 그러기에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은 그 분석 대상을 달리 하지만 공통적으로 백 미러를 보고 운전하는 기술에 비유할 수 있다. 그리고 그에 따른 한계를 가진다.

기본적 분석에서는 미래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서 이미 '역사'가 되어버린 기업의 재무제표들을 분석의 기초로 한다. 달려온 길이 아스팔트였는지 비포장길이었는지, 또 그 길을 질주한 것인지 거북이 걸음을 한 것인지를 따지다 보면 앞으로 어떤 길을 가게 될지 대충 짐작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미래를 얘기하는 시작점이 과거이다 보니 미래를 반영하는 현재의 주가를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탁상 공론'이기 쉽다는 약점을 가진다.

기술적 분석이라면 과거에 만들어진 주가 움직임이 참고가 된다. 이만큼 내려왔으면 이제 올라갈 때가 되었겠거니(cycle), 지금까지 움직여온 힘을 볼 때 앞으로도 당분간은 현재 모양이 계속되겠거니(trend), 과거 이런 모양에서는 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이번에도 그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려니(formation) 하는 생각들이다. 이는 과학적인 근거가 약하고 믿거나 말거나 식의 주관적인 해석이 주가 되므로 '미신'으로 비난을 받기 십상이다.

한편으로는 보이지 않는 미래의 앞길을 상상에 의존하여 운전하는 방법도 있다. 성장 궤도라는 것을 머리에 그리고 그 궤도 위에 자신의 투자를 올려놓는 방식이다. 이는 너무 많은 요인들을 단순화시키고 주가와 연결시키기에는 지나치게 주관적인 예언이 주가 되므로 '백일몽'이 되기 쉽다. 그럼에도 주식 시장에서 대박을 가장 많이 낸 투자 방법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주식 시장에서는 이와 같이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와 차티스트(기술적 분석가), 그리고 성장주 투자자들이 서로 뒤엉켜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극단적으로는 탁상 공론가와 무당과 몽상가의 모습을 하고 저마다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무대를 이루게 된다. 이들의 장점을 잘 활용해서 적절한 기업 가치와 투자 타이밍과 성장성에 대한 결론을 내는 것은 투자자의 몫이다. 아무리 탁상공론과 미신과 꿈같은 이야기들의 싸움이지만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보이지 않는 앞길을 밝혀내는 이가 바로 현명하고 성공한 투자자라 생각된다.

/제일투자증권 투신법인 리서치팀장 hunter@cjcyber.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