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네 번째 부인과 이혼한 요시카 피셔(55) 독일 부총리 겸 외무장관이 새 애인인 25세 이란계 독일 여대생과 공공연한 데이트를 즐기는 장면이 24일 독일 언론에 실렸다.미누 B.라고만 알려진 피셔 장관의 새 애인은 베를린 모 대학에서 영화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딸을 하나 가진 미혼모다.
세 번의 이혼을 하고 네 번째 부인과 살고 있어 이른바 '아우디 맨'으로 불리는 게르하르트 슈뢰더(59) 총리와 부총리인 피셔가 나란히 화려한 이혼 경력을 자랑하게 되자 독일의 호사가들은 "현 내각에서는 이혼 경력이 훈장과 같다"고 말하고 있다.
아우디는 독일의 유명한 자동차 제조업체로, 상표의 로고가 네 개의 원이 겹쳐진 모양이다. 야당 보수 정치인들이 이 네 개의 원에 슈뢰더의 결혼 경력을 빗대 '아우디 맨'이라 불러왔던 것이다.
총리와 부총리 외에도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의 연정으로 구성된 현 내각의 장관들 역시 이혼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13명의 장관들 가운데 5명만이 초혼을 유지하고 있으며 5명은 한번 이상 이혼했고 3명은 미혼이다.
오토 쉴리 내무장관(71), 울라 슈미트 보건 복지부 장관(54), 하이데마리 비초레크-초일(60) 대외원조개발부 장관 등이 한 번 이혼하고 재혼한 경력이 있으며, 한스 아이헬(61) 재무장관도 1998년 첫 부인과 이혼한 뒤 새 애인과 동거 중이다.
이들 내각의 '배우자 수' 평균은 1.5명으로 독일 평균치와 비슷하지만 보수 야당 간부들이 대부분 초혼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기사련 당수이자 지난 해 총선에서 야당 총리 후보로 나왔던 에드문트 슈토이버(61) 바이에른 주지사는 35년 간 초혼을 유지하고 있다.
적녹 연정 각료의 이혼 경력이 화려한 것은 이들이 대부분 '68혁명 세대'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68년 베트남전에 반대하는 학생 운동에서 비롯돼 노동 문제 외에 평화, 인종, 여성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제 무너뜨리기' 운동의 중심에 섰던 이들이 성과 결혼 문제에 있어서도 매우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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