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와 밀접하게 연동하는 국내 증시가 10월 후반에 접어들면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의 분위기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종합주가지수도 4주만에 하락 반전, 심리적 지지선인 지수 750선이 붕괴되었다.최근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는 글로벌 증시 및 국내 증시의 조정에는 여러 가지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우선, 미국 경제의 순환적 회복에 대한 기본 가정이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은 소수의 의견이기는 하지만 미국 경제가 4분기이후 경제 회복 지속의 관건이 되고 있는 미 고용시장의 회복 지연과 이로 인한 소비심리가 재차 위축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미 스노 재무장관의 금리인상 가능성 발언이 28일 열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금리인상으로 현실화할 경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경기 회복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또 지난 5년간 고성장세를 구가해 온 중국 경제가 2004년 이후 중국정부의 경제 속도 조절로 인해 성장률 둔화에 직면함으로써 전세계 경제 활력을 반감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글로벌 자산의 아시아지역에 대한 재분배가 한계에 직면해 있을 가능성이 높아 추가적인 아시아로의 자금 유입을 제한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제기되고 있는 금리인상에 대한 논의로 인해 국제유동성이 소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글로벌 증시 및 국내 증시의 2003년 3분기 및 4분기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증가 모멘텀이 유효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LG전자 등의 3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가 과장됐을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 경제 회복과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잠복해 있던 카드사의 추가적인 대손충당금 확충 문제가 제기될 소지가 있어 국내 금융시장 경색이 재차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요인들이 부분적으로 최근까지의 주가 조정과 이후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을 설명하는데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지고 있어 냉각되어 있는 투자심리의 조속한 안정을 기대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요인들이 다소 과장되어 있다는 점에서 지나친 비관 역시 경계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 및 유동성의 장애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조기 금리인상론은 2004년 상반기 이전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고, 중국 정부의 경제 성장률 조절은 경제 성장의 지속을 담보하기 위한 완급조절의 성격이 강해 전세계 경제의 후퇴를 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국내 금융시장이 재차 경색될 것이라는 것 역시 확대 해석되어 있을 소지가 있다.
당분간 지루한 주가 등락이 반복되겠지만 일차적으로는 지수 20일 이동평균선과 6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740선 부근에서 지지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류 용 석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시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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