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려대가 지하 캠퍼스를 조성해 좋은 반응을 얻은 뒤 캠퍼스 지하화 바람이 전 대학가로 확산되고 있다.한양대는 최근 점점 심각해지는 캠퍼스 과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내 종합운동장이나 노천극장 지하를 개발,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국민대도 내년 3월 준공을 목표로 운동장 지하에 대규모 주차장을 건설중이다. 성균관대도 장기 플랜으로 지하캠퍼스 조성을 논의하고 있고 연세대와 경원대, 배재대 등도 이미 지하캠퍼스가 조성된 고려대를 방문해 '벤치마킹'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하캠퍼스는 주로 교내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설되지만 캠퍼스 내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대규모 편의시설을 조성하기 위해서도 지어진다.
최초로 지하캠퍼스를 조성했던 고려대의 경우 지난해 3월 정문 앞 5,780평의 중앙광장 지하 2,3층(9,020평)에 1,000대 규모의 대규모 주차공간을 마련하는 한편 지하1층 2,718평에는 행정부서 및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커피전문점, PC방 등 각종 편의시설을 마련, 학생들이 캠퍼스 밖으로 나가는 수고를 덜게 했다. 완공된 지 1년 반이 지난 지금 학교 구성원들은 땅 속 공간에 대체로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고려대 경영학과 신명석(27)씨는 "처음에는 대운동장이 사라진다는 생각에 걱정도 했지만, 학교내 모든 차량을 지하 공간으로 흡수해 '차없는 캠퍼스'가 조성된데다 취업지원팀, 입학관리실, 편의점 등 각종 시설이 깔끔하게 단장됐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화여대도 5월 캠퍼스 내 대운동장 지하를 파서 도서관과 극장 등 문화시설, 주차장,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선 대규모 지하 캠퍼스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대학이 지하 캠퍼스 조성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학내 공간의 부족 때문이다. 필요한 시설은 증가하는데 비해 부지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결국 땅 속으로 눈을 돌린 것. 한양대 관계자는 "지상에 건물을 계속 건설할 경우 학교 녹지환경이 심하게 훼손될 수 있다"며 "지하공간을 주차장으로 활용하게 되면 공간 확장은 물론 캠퍼스를 녹지가 보존된 아름다운 공간으로 가꾸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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