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미국 워싱턴에서 수 만 명의 시위대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대 이라크 정책을 격렬히 비난하면서 미군의 이라크 점령 중지 및 조속한 철군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시위대는 이날 워싱턴 모뉴먼트 광장에 모여 반전 가요를 부르면서 "부시 행정부는 나를 대변하지 않는다" "부시를 탄핵하라" 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이기도 한 알 샤프턴 목사는 시위대를 향해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전후처리 비용으로 의회에 요구해 놓은 870억 달러는 물론 단돈 87센트도 못쓰게 하자"면서 "우리의 형제들이 하루 속히 이라크에서 돌아와야 한다"고 연설, 시위대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라크전에서 해병대원인 아들을 잃은 페르난도 데 솔라 수아레즈는 "우리는 부시 대통령이 우리의 아이들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위대는 "부시는 전쟁을 하지 말고 일자리를 창출하라" "부시는 거짓말쟁이"등의 피켓과 플래카드를 들고 백악관으로 시가 행진하려 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백악관을 우회해야 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 있었다.
시위를 주도한 '전쟁과 인종 차별 중지를 위한 행동(ANSWER)' 등은 10만 명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2만∼3만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번 시위는 반전 운동가, 이라크 참전 군인 가족, 현역 군인, 이슬람 단체 회원 등이 대거 참가해 이라크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로 기록됐다.
같은 날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수 천명 규모의 반전시위가 진행됐다.
일본 도쿄에서도 시민단체 회원 500여명이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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