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0년 10월27일 미국의 법학자 로스코 파운드가 네브라스카주 링컨에서 태어났다. 1964년 몰(沒). 파운드는 20세기 미국 법철학사에서 흔히 '사회적 이익 이론'이라고 불리는 사회법학의 주창자로 알려져 있다. 파운드에 따르면 법은 무엇보다 인간의 속성과 필요에 부응해야 하고 당대의 사회 조건들을 고려해야 한다. 법은 물론 기본적으로 안정적이어야 하지만, 사회 변화와 무관하게 고여 있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당시로서는 진보적이라 할 만했던 그의 이론은 1930년대에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뉴딜정책을 입안하는 데도 일정한 영향을 끼쳤다.로스코의 학문적 출발점은 식물학이었다. 초등·중등 학교를 다니지 않고 집에서 어머니에게 교육을 받은 그는 14세에 네브라스카 대학에 들어가 식물학을 전공했고, 박사 학위도 식물학으로 얻었다. 그가 프레드릭 크레먼츠와 공저한 '네브라스카의 식물지리학'은 영어로 출간된 최초의 생태론 연구로 간주된다. 파운드가 발견한 지의류(地衣類) 한 종은 그의 이름을 따 로스코파운디아로 명명되기도 했다.
반면에 파운드의 법학 교육은 하버드 로스쿨에서 한 해 공부한 것이 끝이었다. 당연히 학위도 없었다. 그러나 그는 뒷날 '미국 법학의 학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파운드는 변호사 생활을 거쳐 네브라스카 대법원 판사가 되었고, 네브라스카 대학을 시작으로 노스웨스턴, 시카고, 하버드의 로스쿨 교수가 되었다. 특히 하버드에서는 20년 동안이나 로스쿨 학장으로 재직했다. 교육자 생활을 오래 했던 터라, 파운드는 법학 교육에 관한 글도 여럿 남겼다. 그가 좋은 법학 교육의 첫째 요건으로 강조한 것은 포괄적이고도 깊이 있는 문화적 훈련이었다. 그는 이런 문화적 훈련을 통해서야, 법조인들이 사건들의 정보를 올바로 해석할 수 있다고 믿었다.
고종석/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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