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햇빛이다."올해 일곱살의 이정민(한사랑 마을 특수학교1년)양은 날 때부터 뇌성마비로 사지가 굳어 거의 종일 바닥에 누워있을 수 밖에 없다. 가끔 휠체어에 몸을 실어 이동하지만 그것도 마음껏 할 수가 없다. 팔과 다리 대부분이 굳어있기 때문에, 남이 밀어주지 않으면 휠체어도 무용지물이다. 장애아동시설 '한사랑 마을' 선생님들이 그 일을 해왔다. 말도 제대로 하기 힘든 정민양은 그나마 거동이 가능한 왼쪽 발목으로 휠체어 발 받침대에 달린 캐스터네츠를 밟아 의사소통을 한다.
그런 정민양이 24일 귀한 선물을 받았다. 사회봉사단체인 대한사회복지회(회장 김명우) 회원들이 성금을 모아 전동 휠체어를 기증한 것. 발 받침대에 발바닥으로 조종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 이제 혼자서도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게 됐다. "새 휠체어를 타고 어디에 가고 싶니?"라는 선생님의 질문에 정민양은 "햇빛..."이라고 힘겹게 대답했다.
정민양을 돌보는 한사랑 마을의 한 교사는 "정민이가 전동 휠체어를 움직이는 연습을 한참 해야 될 것 같다"며 "전동 휠체어를 타면 운동을 게을리할 수 있으니 그 부분도 신경 써야겠다"고 말했다.
대한사회복지회는 이날 정민양을 비롯해 전국 8개 시설의 장애아동 25명에게 휠체어 등 특수장비를 선물했다. 지난 여름 회원들이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모은 성금 중 3,000여만원을 여기에 쓴 것이다.
정민양과 같은 뇌성마비 아동에게 긴요한 전동 휠체어는 300만원대의 고가다. 보험혜택도 24만원 밖에 안돼 생활이 어려운 장애 어린이의 가정에서는 엄두도 못 낸다. 다리가 마비된 장애아가 걷기 운동을 하는 데 요긴한 '프론스탠더' 가격도 180만원에 달한다. 특수장비 대부분이 외국산이라 수리비만도 만만치 않다. 휠체어 외에는 보험혜택도 일체 받을 수 없다.
/김지영기자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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