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병용이 벼랑끝에 몰린 SK를 구하며 2003시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최종 7차전으로 끌고 갔다.채병용은 24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현대와의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6차전에서 선발로 등판 8회1사까지 타자 무릎근처를 파고드는 뛰어난 제구력을 앞세워 삼진 6개를 잡아내며 4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팀의 2―0승리를 견인했다. 2승3패로 막다른 골목에 몰렸던 SK는 이날 채병용의 선발호투와 이진영의 결승투런포를 앞세워 3승3패를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로써 올 프로야구의 패권은 25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지는 7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역대 한국시리즈가운데 7차전에서 승부를 가린 것은 1984년(롯데―삼성)93년(해태―삼성)95년(두산―롯데)2000년(현대―두산)에 이어 이번이 5번째이다.
이날 경기의 히어로는 채병용이었다. 제춘모가 6차전에 선발등판 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23일 6차전 선발투수로 예고된 채병용은 직구최고구속은 141㎞에 그쳤지만 낮게 컨트롤 되면서 현대타선을 무력화했다. 특히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끌면서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등 유인구를 승부구로 이용, 5회까지 단 3안타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2―0으로 리드하던 6회초에 선두타자 박진만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으나 현대 톱타자 전준호와 박종호를 잇따라 삼진으로 돌려세워 위기를 벗어났다. 8회초 첫타자 박진만을 삼진으로 잡은후 마운드를 이승호에게 물려주고 강판했다.
0―0이던 3회말 1사 2루에서 이진영이 상대선발 전준호의 포크볼을 잡아당겨 투런아치를 그려 기선을 제압한 SK는 선발 채병용과 이승호 조웅천이 이어던지며 끝까지 잘 지켜 귀중한 1승을 챙겼다. 조웅천은 1과 3분의 1이닝동안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올 한국시리즈에서 1승2세이브를 기록했다.
한편 현대는 채병용의 호투에 눌리기는 했지만 4회 무사 1루 8회 1사 1,2루의 추격기회에서 병살타가 나와 힘 한번 쓰지못하고 완패했다.
/정연석기자 yschung@hk.co.kr
박석원기자 spark@hk.co.kr
▲ 조범현 SK감독
선수 전원이 잘했지만 채병용과 박경완이 현대 타선을 잘 묶었다. 심정수는 변화구로 유인하라고 배터리에게 주문했는데 적중했다. 번트작전이 실패했지만 끝까지 선수를 믿었다. 김원형을 내일 선발로 정한 것은 컨디션이 좋다는 보고가 올라왔고 제춘모 보다 현대 쪽에서 덜 익숙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 김재박 현대감독
채병용의 공이 낮고 변화구 제구력이 좋은데다 대담해 우리 타자들이 공략 못한 것 같다. 이진영 타석 때 전준호를 교체할 생각을 하기도 했으나 너무 경기 초반이라 바꾸지 않아 투런홈런을 맞은 것이 제일 아쉽다. 타선 변화는 아직 모르겠다. 밤새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 내일 선발은 정민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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