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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샵 스타파크 분당 현장르포/ 당첨만 되면 5,000만원 벌어… 2만5,000명 몰려 주상복합 청약 '錢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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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샵 스타파크 분당 현장르포/ 당첨만 되면 5,000만원 벌어… 2만5,000명 몰려 주상복합 청약 '錢爭'

입력
2003.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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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완전 전쟁터예요. 그래도 당첨만 되면 5,000만원이 남는 '돈 놓고 돈 먹기'인데 이 정도 불편쯤이야 참아야죠."2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주상복합아파트 스타파크 청약 현장. 청약 마지막 날인 이날 새벽부터 전국에서 몰려든 2만여명의 인파가 1㎞ 이상 줄을 선 채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모델하우스 후문에서 시작된 줄은 인근 공터를 한 바퀴 돌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고, 아예 바닥에 돗자리를 펴고 앉은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은 직원 100명을 투입해 점심도 거른 채 청약접수를 받고 있었지만 늘어선 인파는 줄어들 줄 몰랐다. 주변 도로는 접수를 위해 현장을 찾은 사람들의 차 때문에 주차장이 됐고, '떳다방'(이동식 부동산 중개업소) 업자들만이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 사이를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새벽 5시에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강순이(姜順二ㆍ52ㆍ여)씨는 "신청금 2,000만원을 내고 당첨만 되면 5,000만원 이상을 그 자리에서 벌 수 있다는 소문이 부산에 까지 돌았다"며 "당첨확율을 높이기 위해 위임장을 받아 10여건 이상 집단 청약신청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김성숙(金聖淑ㆍ48ㆍ여)씨는 "은행에 돈을 넣어둬도 이자가 거의 없고 주식시장도 희망이 안보이는데 그나마 부동산 쪽은 돈이 된다"며 "내일 당첨만 되면 남편의 1년치 월급을 버는데 누가 마다하겠느냐"고 말했다.

첫날 1만5,000명, 둘째날 1만명등 대인파가 몰리면서 청약대기 번호표가 10~15만원에 뒷거래되기도 했다. 청약대기 번호표는 첫날 청약현장에 도착했지만 시간 상 청약을 하지 못한 고객들에게 나눠준 일종의 우선 접수표. 시민 김영창(金永昌ㆍ39)씨는 "오늘이 마감일이기 때문에 뒷줄에 서있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사실상 청약을 하기 힘들다"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약대기 번호표 거래라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상복합 청약시장이 과열되면서 '떴다방'도 기승을 부렸다. 업자들은 접수를 마치고 나오는 청약자들에게 은밀히 접근해 "당첨되면 프리미엄을 얹어 팔아주겠다"며 연락처를 나눠줬다. I부동산중개소 이모(43) 차장은 "전국에서 500명 정도의 업자들이 몰려들었다"며 "며칠 전 구로동에서 주상복합 전매를 중개하면서 2억 정도 벌었는데 이번에는 돈이 더 들어올 것 같다"고 말했다.

378세대가 분양되는 스타파크는 평당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보다 300여만원이 비싼 1,400만원일 정도로 비싸지만 프리미엄을 노린 시중의 부동자금이 몰리면서 이상 열기를 낳았다. 포스코건설 김형건(金亨建) 분양팀장은 "청약예금에 가입하지 않았더라도 만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7월 이전에 공사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전매 제한도 없다"며 "분당의 마지막 주상복합단지라는 특성 때문에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2만5,000명이 청약 신청을 하면서 경쟁률은 66대1, 신청금만 5,000억원에 달했다.

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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