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법무부 장관인 한나라당 김기춘 의원과 현직인 강금실 법무장관이 23일 국회 사회·문화 대정부질의에서 한치 양보 없는 공방을 벌였다. 김 의원이 먼저 "취임 후 몇차례 나 특강에 나갔느냐"며 "이 정부엔 장관은 없고 '특강 강사'만 있다는 야유를 들은 적이 있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강 장관이 이에 "특강 자주 다닌 적 없다"고 반박하자 김 의원은 "국민들은 튀는 발언을 예사로 하고 인기 발언하는 장관은 원하지 않는다"며 "믿음직한 장관으로 존경 받으라"고 직격탄을 날렸다.김 의원은 이어 "장관이 '감방 체험' 행사를 한다는데 안하면 수감자들 고통을 모르느냐"면서 "법무 장관이 특강이나 하고 사진찍는 자리인가"라고 쏘아 붙였다. 그러자 강 장관은 굳은 표정을 한 채 "감옥체험이 법무장관 업무와 관련 없다고 생각지 않는다. 본업의 일환이다"면서 "인기관리와 특강 하느라 업무를 소홀히 했다는 전제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또 재독사회학자 송두율씨에게 적용된 혐의 내용과 법정형에 대해 강 장관이 "정확한 조문 봐야 하겠지만 중형이다"고 두루뭉실하게 답변하자 김 의원은 "장관이 중요 범죄의 죄명과 적용 법조도 모르냐"며 "적당히 하지 말고, 치밀하게 연구하고 공부하라"고 다그쳤다.
질의 말미에 김 의원은 초대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이름을 물어 강 장관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강 장관의 답변이 막히자 김 의원은 "초대 권승렬 총장은 이승만 대통령의 수사 지시를 거부했지만 2대 법무장관에 임명됐다"며 "검찰과 법무부의 역사를 먼저 알고 장관업무에 충실하라"고 충고했다.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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