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스펠드(사진) 미국 국방장관이 이라크전 및 대 테러전의 성과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힌 메모가 공개돼 미 행정부가 진화에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미 언론들은 메모 내용이 대 테러전의 성과를 긍정 평가했던 미 행정부의 평가와 사뭇 다른 것이라며 이제야 행정부도 대 테러전의 성과를 냉정히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논조로 일제히 보도했다.
22일 USA투데이가 단독 입수해 보도한 이 메모에서 럼스펠드 장관은 "우리는 대 테러전에서 이기고 있는가 아니면 지고 있는가"라고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우리가 승리할 것은 확실하겠지만 길고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럼스펠드 장관은 "우리는 테러 조직 알 카에다와의 싸움에 상당한 힘을 기울였으나 그 결과는 (성공과 실패가) 혼재된 상태"라며 "알 카에다의 상당수 조직원이 아직 건재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다음 세대 테러리스트들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한 뒤 "우리는 장기적인 대책에 소홀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또 이라크에 근거를 둔 테러조직 '안사르 알 이슬람'과의 전투 개시의지, 엄청나게 소요될 이라크 재건비용 등을 언급하며 "우리는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지만 테러리스트들이 지불하는 비용은 수백만달러에 불과하다"며 효율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그는 특히 "국방부는 이런 대 테러전을 수행하기 적합한 조직인가"라고 묻고 "국방부를 대 테러전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변모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며 다른 조직을 만들어야 할 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16일 작성된 이 메모는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더글러스 페이스 정책담당 차관,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 피터 페이스 합참 차장 등 4명에게 회람됐다. 뉴욕타임스는 이 메모를 럼스펠드 장관이 대 테러전의 효율성에 의문을 표시한 증거로 해석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럼스펠드) 장관은 허심탄회한 토론을 이끌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스타일"이라고 해명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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