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맥주가 가장 맛있는 곳이 어딘지 아십니까? 맥주 공장입니다. 생맥주 집에서 맛이 떨어지는 것은 유통과정에서 관리가 미흡한 탓일 뿐이지요.”생맥주 전문점 쪼끼쪼끼를 운영하는 ㈜태창가족의 김서기(45) 사장이 ‘맥주 맛있게 마시기 교실’을 열었다. 수강생은 2003 엘리트모델룩 대회의 본선진출자 조은경(22ㆍ한국외대3)양. CF모델로도 활동중인 조양은 친구들과 어울려 자유스런 분위기의 생맥주전문점을 즐겨 찾는다.
부산 서면에서 이름을 떨쳤던 생맥주 전문점 ‘영타운’을 운영하던 김 사장은 맥주 맛이 좋다는 주위의 칭찬에 힘입어 지금은 전국적으로 350개의 쪼끼쪼끼 매장을 이끌고 있는 맥주 맛의 달인. 두 사람은 제법 속깊은 얘기를 나누며 맥주의 세계에 깊이 빠져 들었다.
“맥주는 손 맛이 아니에요. 관리 시스템이 중요하니 시스템 맛이라고나 할까요.” 공장에서 갓 생산된 생맥주 맛을 유지하려면 정확한 온도 관리, 적당한 숙성 과정, 생맥주 통에서 맥주를 따를 때 한번씩 거치는 비어클리너의 관리 청소 등 종합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 이런 미세한 차이 때문에 집집마다 맥주 맛이 달라진단다.
그렇다고 맥주를 마시기만 하는 소비자가 할 일이 뭐가 있으랴만은 그래도 요령이 있다. “맥주 맛을 아는 사람들은 차이를 구별해 냅니다. 그래서 맛 좋은 집만 찾아 다니지요.”
김 사장은 “맛있는 맥주를 마시려면 사람이 많은 생맥주집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단순한 얘기 같지만 손님이 많은 집에서는 생맥주 통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과정이 짧아지기 때문에 생맥주의 맛이 더 살아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녀가 갓 뽑아 온 생맥주를 거품이 안나도록 살살 따르자 이어지는 한마디. “거품이 조금 나게 따르세요. 거품은 맥주로부터 달아나는 탄산가스를 막아 줍니다. 공기와 접촉을 차단, 산화를 억제해 주는 뚜껑 역할도 하니까요.” 그래서 거품이 ‘맥주의 꽃’이라 불리나 보다.
한 잔을 받아든 그녀, 처음 만난 자리라서 그런지 홀짝홀짝 마신다. 또 한 마디. “맥주는 목에 넘기는 맛으로 마시는 거에요. 홀짝홀짝 아껴 마시지 말고 과감히 목으로 넘겨야 짜릿한 맛을 느낄 수 있어요. 거품을 헤치고 쭉 들이키는 기분으로….”
그녀가 과감하게 거품까지 들이키려 하자 김 사장이 급히 제지한다. “거품만 남길 정도로 마시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그리고 먹다 남은 잔에 맥주를 첨잔하는 것도 맥주 맛을 죽이는 일 중의 하나에요.” 맥주는 마지막 한방울까지 다 마신 후에 따르는 것이 원칙이다.
“병맥주도 마찬가지겠죠?” 그녀의 질문에 김 사장은 “병맥주도 되도록 잔에 따라 마시라”고 말한다. 병째 마시는 것이 유행이 되기도 했지만 잔에 따라야 향과 맛을 음미하면서 마실 수 있다는 것. “신선한 맥주는 소화도 잘 되게 하고 건강에도 좋습니다.” 김 사장의 첨언이다.
/박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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