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를 접는 다고 활동을 끝내는 것은 아닙니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니까요."주한미군 범죄근절운동본부(주미본·대표 문대골)가 1994년 12월28일부터 9년째 용산 미군기지 앞에서 계속해 온 '미군범죄 근절을 위한 금요집회'가 24일 마지막 집회를 갖는다. 운동본부측은 매향리 훈련장 문제, 장갑차 희생 여중생 문제 등 사안별 단체들이 생겨나고 주한미군 범죄,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 문제에 대한 공감도 확대되는 등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판단, 집회를 마치기로 결정했다.
주미본 이소희(사진) 사무국장은 "지난해 여중생 사망 사건 이후 대중의 폭발적 반응은 한국 국민의 인권과 안전을 경시해 온 주한미군의 오만에 대한 당연한 분노이자 필연이었다"고 분석했다. 이 국장은 그러나 "여전히 '순결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기지촌 여성 문제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우리 사회의 차별적인 시선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이 국장은 주한미군 범죄에 대한 책임의 상당 부분이 우리 정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미군 범죄가 일어나면 반미감정 때문에 대미관계가 상처받을까 은폐와 축소에 급급했다"며 "정부의 '알아서 기는' 식 대응이 불평등한 한미 관계를 유지시켜 온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국장은 "여전히 연간 500∼600건의 미군 범죄가 일어나지만 보상절차에 대한 피해자의 무지와 주위의 무관심 때문에 묻혀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금요집회를 끝내더라도 미군범죄 피해자에 대한 지원활동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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