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증권사가 이번 주부터 판매에 들어간 일임형 랩어카운트(Wrap Account) 상품이 중산층 이상 여윳돈을 가진 사람들의 재테크 판도에 적지않은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저금리 기조의 정착, 부동산과 채권 등 여타 투자상품 기대 수익률의 하락추세에 맞춰 일임형 랩어카운트 상품은 상대적 고수익이 기대되는 증시에 전문적이고도 안전한 투자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투자를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는 대안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어떻게 투자하나
일임형 랩어카운트라는 이름 자체는 다소 어렵게 느껴지지만 투자 절차는 전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증권사에 있는 친지에게 돈을 맡기고 주식 투자를 일임했던 과거의 불법·편법투자가 증권사라는 공식창구를 통해 합법화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크게 틀리지 않다. 여윳돈을 이 상품에 투자하려는 사람은 우선 일임형 랩어카운트를 취급하는 삼성·LG·대우·동원·미래에셋증권사 창구를 찾아 해당 증권사의 자산관리 전문가와의 상담을 거친 뒤 투자일임계약을 맺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고객의 투자성향 및 목적, 재무상황 등을 감안한 투자 포트폴리오가 짜여지고 주식 채권 선물 옵션 등에 대한 투자비율이 결정된다.
이 같은 절차를 밟은 다음 고객이 맡긴 자금은 증권사의 자산운용전문가가 투자결정이나 매매 등 전권을 갖고 운용하게 된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연 평균 8% 내외를 목표수익률로 잡고 있다.
투자대상은 기존의 자문형 랩어카운트 상품이 주식 채권 수익증권 뮤추얼펀드에 국한된 반면 일임형은 선물 옵션 주가연계증권(ELS) 등도 투자가 가능하다.
투자자들은 언제든지 인터넷을 통해 투자 종목을 확인하고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어 포트폴리오 조정에 투자자의 의견을 수시로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어떤 상품이 있나
삼성 등 5개 증권사의 일임형 랩어카운트 영업이 다음주부터 본격 시작된다. 삼성증권의 'Samsung Wrap'은 상품을 직접투자형과 간접투자형으로 나눈 뒤 이를 고객성향에 따라 다시 3가지 형태로 분류했다. 최저 가입금액은 3,000만원이며 수수료는 주식 직접투자형이 0.5∼0.8%, 간접투자형이 0.3∼0.4%로 모두 각 분기에 미리 받는다.
LG투자증권의 'Wm Wrap'은 종목 리서치에 근거한 코아플러스형과 밸류플러스형, 그리고 시장의 흐름을 추종하는 마켓플러스형, 고액자산가를 위한 1:1 맞춤형인 노블레스 등 4가지 타입이다. 예를 들어 코아플러스형은 애널리스트와 매니저가 선정한 5∼6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으로 운용되며 1개월 단위로 종목조정을 하는 식이다.
대우증권의 '마스터랩(MasterWrap)'은 고객 성향에 따라 '맞춤형' '리서치형' '인덱스형' '안정형' '혼합형' '추세형' 등 총 6가지 투자유형으로 구성됐다. 최저가입금액은 개인 1,000만원 이상이며, 투자유형별로 연 1.5∼2.5% 수수료를 월별로 후취(後取)한다. 27일부터 판매되는 동원증권의 '트루프렌드 랩'은 '적극투자' '수익추구' '안정수익' '안정선호' '위험회피' 등 5개 서비스 중 선택할 수 있다. 최저가입금액은 5,000만원이며, 일임 수수료는 투자 유가증권이 주식일 경우 연간 3%, 주식증권일 때는 연간 0.04%로 정해졌다.
뮤추얼펀드 최고의 수익률을 내세우며 일임형 랩어카운트를 담당할 '머니매니저' 제도를 도입한 미래에셋증권은 '컨설턴트형' '펀드형' '맞춤형' 등 3개 유형의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한편 대부분 일임형 랩어카운트 상품은 장기투자를 위해 가입 후 최소 6개월 이상 계약을 유지해야 한다. 또 고객은 투자목적에 맞는 자산운용전문가를 선택할 수 있으며, 증권사가 일임계약기간 중 담당 전문가를 교체하는 경우 고객의 동의를 얻도록 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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