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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고객이 선택하세요

입력
2003.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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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은 변동금리, 신용대출은 고정금리.'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으레 적용돼 온 관행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객이 직접 금리형태를 선택할 수 있는 신종 대출상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이런 관행도 서서히 깨지고 있다.

농협은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에 금리를 연동시킨 변동금리형 마이너스 통장대출을 국내 금융권에선 처음으로 출시했다.

은행권의 신용대출 상품은 기준금리에다 고객의 신용도에 따른 가산금리(스프레드)를 얹는 확정금리형이 거의 전부. 하지만 농협이 선보인 마이너스대출은 일반 주택담보대출처럼 CD 연동금리를 적용, 금리를 파격적으로 낮춘 것이 특징이다.

농협 관계자는 "현재 신용대출상품은 금리는 연 8% 수준이나 CD 연동금리 신용대출상품의 경우 연 6∼7%로 기존 상품보다 1∼2%포인트 낮다"며 "급여생활자와 입출금이 빈번한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D연동금리를 선택하는 고객은 대출약정금액의 0.5%에 해당하는 한도약정수수료를 부담해야 하지만 실제 대출금 이용액이 약정한도의 60%이상이면 약정금리보다 0.25%∼0.5%의 금리를 추가로 우대 받는 조건이다.

신한은행은 선진 파생상품 기법을 접목한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신한 스왑대출)을 선보였다.

모집기간을 정해 수시로 판매하는 이 상품은 모집기간 동안에는 CD 3개월 금리에 연동한 대출금리를 적용하고, 모집마감일 다음날부터 만기일까지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방식. 만기를 연장할 땐 다시 3개월 CD연동대출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금리상승 위험이 큰 2∼5년짜리 중장기 대출을 원하는 고객에게 적합하다. 은행측은 "고정금리는 CD 3개월 변동금리보다 0.5%포인트 정도 높은 6%대 초반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은행이 지난 달 출시한 10년짜리 장기주택대출상품 '소득공제 모기지론'도 고객에게 금리선택권을 부여했다.

고객이 3개월마다 바뀌는 변동금리(최저 5.49%)와 1∼3년 동안 동일한 금리가 적용되는 확정금리(1년제 6.0%) 중 원하는 금리형태를 직접 선택할 수 있으며 만기연장 때는 금리형태를 또 바꿀 수도 있다.

신한은행 한상언 재테크 팀장은 "금리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고객입장에선 향후 금리를 예측해가며 상품을 고르는 지혜도 필요하다"며 "현재로선 완만한 금리 상승세가 예상되므로 3년 이내 단기대출은 변동금리를, 그 이상 장기상품은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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