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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937>베스트팔렌 조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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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937>베스트팔렌 조약

입력
2003.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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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8년 10월24일 독일 북서부 베스트팔렌 지방의 오스나브뤼크에서 30년 전쟁을 종결시킨 조약이 조인됐다. 그 직전 같은 지방의 뮌스터에서 비슷한 안건으로 조인된 조약과 뭉뚱그려 베스트팔렌조약이라고 부르는 이 조약은 유럽 역사상 최초의 다자간 조약이라 할 만하다. 근대적 국제관계가 탄생한 것이 이 조약을 통해서다. 그래서 대부분의 외교사 교과서는 베스트팔렌조약에서 시작한다.베스트팔렌조약으로 마무리된 30년 전쟁은 1618년부터 1648년까지 주로 독일(신성로마제국)을 무대로 벌어진 역사상 최대의 종교 전쟁이다. 전쟁은 제국 내의 신구교 양파 제후들 사이에 점화됐지만, 각국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덴마크 영국 스웨덴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대다수 나라가 거병하기에 이르렀다.

베스트팔렌조약은 일차적으로 신성로마제국 내부의 갈등들을 해결하기 위한 타협이었다. 첫번째 갈등은 프로테스탄트와 가톨릭 사이의 갈등이었고, 두 번째 갈등은 야심적인 황제와 권력을 지키려던 제후들 사이의 갈등이었다. 조약에 따라 제국 안에서 가톨릭과 루터파, 칼뱅파는 동등한 지위를 확보했고, 제후들은 영토에 대한 완전한 주권에다 조약체결권을 포함한 외교권까지 인정 받아 독일은 분권적 흐름이 더욱 강화되었다.

베스트팔렌조약은 유럽 국가들 사이에 세력 균형을 수립하려는 시도이기도 했다. 30년 전쟁 말기에 연합 전선을 펼친 프랑스와 스웨덴이 이 조약의 최대 수혜자였다. 이 두 나라는 신성로마제국 영토의 일부를 제 몫으로 챙겼을 뿐만 아니라, 제국의 헌정 질서에 대한 보증인 자격을 얻었다. 이 조약으로 프랑스는 알자스 대부분과 로렌 일부를 얻어냈는데, 이것은 뒷날 프랑스와 독일 사이에 거듭된 분쟁의 씨앗이 되었다. 또 이 조약에 따라 스위스와 네덜란드의 독립이 정식으로 승인되었다.

고종석/논설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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