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미디어 스트리트'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한 김모씨. 택시에서 내려 형형색색의 부드러운 빛을 내뿜는 보도블록 위를 걸어가니 가로등이 움직임에 따라 밝기를 달리한다.거리에 설치된 가게 간판은 5분마다 하나로 통합, 거대한 모니터로 바뀌어 유명 록가수의 콘서트를 보여주고, 건물에서 쏟아진 빛이 거리를 비추면 광고 등 각종 영상 정보가 바닥에 펼쳐진다.
친구와 만나 식당에 들어갔더니 테이블은 그 자체가 컴퓨터 모니터다. 메뉴나 조리방법 등을 검색해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전자신문을 클릭해 읽는다. 주문한 이탈리아 와인이 나오자 테이블 화면에선 이탈리아 포도정원의 영상이 음악과 함께 펼쳐진다. 식사를 마치고 나선 셔틀버스 정류장. 김씨는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벽면에 설치된 정보화면에서 게임을 즐겼고, 친구는 영화 예고편을 감상한다.
잠시 후 도착한 친구의 오피스텔 입구. 건물에서 쏟아지는 파란빛에 친구가 손을 대니 손바닥에 로그인 화면이 나타난다. 화면의 단추를 몇 개 누르자 문이 열렸고 파란빛은 허공으로 사라진다.
이런 공상영화 속 미래가 곧 서울의 거리에 재생된다.
서울시는 마포구 상암동에 추진중인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중심가로에 첨단기술이 집적된 '디지털미디어 스트리트'를 조성한다고 23일 밝혔다. 내 열십자 모양의 1.14㎞ 가로에 조성되는 이 거리는 세계 최초의 유비쿼터스(Ubiquitous·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네트워크와 연결이 가능한 상태) 공간으로 꾸며진다.
시는 내년부터 2006년까지는 1단계로 18억원을 들여 DMC상징조형물, 첨단가로등, 첨단광고판, 인포 부스(Info-booth) 등을 설치하고 2006년부터는 전세계 도시의 실시간 현황을 볼 수 있는 '세계의 창', 실물이 없는 인터넷 가게, 첨단버스안내 시스템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센서가 달린 첨단가로등은 사람과의 거리에 따라 불빛을 조정하고, 무선랜 장비가 장착돼 거리 전체에 무선 통신서비스를 가능케 한다. 첨단정보키오스크인 인포 부스는 공중전화기에 현금지급기, PC방 등이 결합된 종합정보센터. 은행 및 관공서와 연결돼 금융,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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