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도록 환율을 보수적으로 잡아라."삼성 LG SK 현대자동차 등 주요 그룹들이 내년도 매출 및 이익목표 등 경영계획 수립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환율과 관련, 비상상황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도록 기준환율을 보수적으로 책정하는 등 시나리오경영에 나서기로 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전자, SDI, 물산, 아토피나(옛 종합화학) 등 주요계열사들이 달러당 환율이 1,000원이하로 떨어질 경우에 대비한 사업계획을 수립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이날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년의 국내 경제성장률을 4.3%, 평균 환율 1,100원, 물가상승률 2%대 등의 경제지표를 제시했지만, 계열사들은 이보다 더 비관적인 상황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경영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율의 경우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계열사들은 달러당 1,000원이하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사업계획을 짜는 등 내실경영에 주력키로 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내년 환율이 1,000원이하로 내려가는 상황에 대비해 사업계획을 수립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내년 사업계획상 기준환율을 수출기업의 경우 달러당 1,050원, 수입기업은 1,250원으로 각각 책정키로 했다. LG는 "이는 LG경제연구원이 수출비중이 높은 계열사와 수입비중이 큰 계열사의 기준환율을 이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한데 따른 것"이라며 "각 사별로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내년 매출 및 수익목표를 설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화학, 전자, 필립스LCD 등은 기준환율을 1,050원으로, 칼텍스정유 등 수입비중이 큰 계열사들은 반대로 1,250원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현대차그룹도 달러당 1,070원을 내년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기준환율로 정했다. 현대차관계자는 "최근 환율 움직임과 국내외 민간연구소등에서 나온 각종 전망치를 토대로 내년도 완성차 수출 기준환율을 올해보다 달러당 30원 절상된 1,070원으로 정해 경영전략을 짜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SK는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을 위한 기준환율을 달러당 1,130원∼1,200원으로 정했다. 계열사별로는 원유를 대규모로 수입하는 SK(주)가 1,200원으로 올해 평균 환율보다 높게 잡았으며,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는 각각 1,152원, 1,130원으로 책정키로 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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