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혼인신고를 위해 중국으로 출국한 아내 재중동포 오모(21)씨를 1년 넘게 기다리고 있던 김모(32)씨는 22일 모처럼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법무부가 20일 아내에 대한 입국규제를 해제, 조만간 상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친척이 운영하는 사업을 돕기 위해 한국에 왔던 오씨는 2001년 여름 비자 기한이 만료돼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전락하자 식당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 때 김씨를 만나 그해 11월부터 동거를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중국과 한국에서 혼인신고까지 마쳤다. 그러나 서울출입국관리소는 혼인신고를 위해 중국으로 출국한 오씨에 대해 과거 불법체류자였다는 이유로 '5년간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려 김씨 부부는 원치않는 별거생활을 시작했다. 위장 결혼 여부까지 조사를 받을 때는 울분이 치솟기까지 했다.
김씨는 참다 못해 지난 4월 "사실혼 및 법률혼 관계에 있는 아내에 대한 입국규제 조치는 부당하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고 6개월을 기다린 끝에 결국 법무부로부터 아내의 입국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김씨는 "아내가 미국인이나 일본인이었다면 이렇게 대했겠느냐"며 "중국 주재 영사부가 외국인들을 국적에 따라 차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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