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엘류호가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좌초위기를 맞고 있다.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수성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지고 지난해 말 사령탑에 오른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취임 후 벌인 10경기에서 기대이하의 성적표로 경질 위기에 몰렸다. 성적표(4승1무5패)만 보면 실망할 정도는 아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낙제점을 면하기 어렵다. 코엘류 감독이 기록한 5패 가운데 2패는 우리보다 한두 수 아래인 베트남과 오만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코엘류호는 아시안컵 2차 예선전까지 가진 5차례의 경기에서 극심한 득점력 빈곤과 수비불안을 드러내며 단 1골 밖에 잡아내지 못해 팬들을 실망시켰다.카리스마 부재, 전술도 빈약
전문가들은 코엘류호 부진의 원인으로 카리스마 및 전술부재를 꼽는다. 전임 거스 히딩크 감독은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선수들의 특성을 잘 이용할 줄 알았던 반면 코엘류 감독은 선수 장악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코엘류 감독은 부임후 포백 수비와 원톱 시스템을 근간으로 대표팀을 조련해 왔지만 골 기근에 시달리자 최근 스리백과 투톱 전술을 혼용하면서 탈출구를 모색했었다.
비록 연습기간이 짧긴 했지만 국내 선수들의 특성 파악도 미흡했다. 코엘류 감독이 발탁한 조재진은 황선홍의 대를 이을만한 재목이 못 됐으며, 히딩크 감독이 포기한 김도훈 우성용을 K리그 경기 내용만 보고 합류 시켰지만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
허정무 전 국가대표 감독은 "출범이후 코엘류호는 훈련시간이 짧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짜임새와 집중력이 부족했다"며 "지난달 홈에서 3전 전승을 거두면서 무조건 본선에 올라간다는 생각에 방심한 것도 패배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허 전 감독은 "코엘류호의 출범이후 성과에 대해 기술부문 및 지원행정 등 전반적으로 중간 평가를 할만한 시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흐트러진 조직력, 선수들 나태
신문선 SBS해설위원은 "한국은 아직 강력한 카리스마를 앞세운 히딩크식 축구가 효과를 발휘하는데 코엘류 감독은 자율축구를 강조하다 보니 조직력 완비도 안되고 선수들이 나태해진 것 같다"며 "오만전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역전패를 했다는 것은 코칭스태프와 선수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안되며 신뢰감이 없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신 위원은 코엘류 감독이 아시안컵 본선에서는 해외파를 중용하겠다는 공언이 국내파 선수들의 사기 저하를 부채질 한 요인이 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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