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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한만큼 결과얻는 진실한 직업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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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한만큼 결과얻는 진실한 직업이죠"

입력
2003.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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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아니라 팀장이라고 불러줘요."고희를 넘긴 나이에 남대문시장과 동대문시장 등을 내집 마당처럼 주름잡고 다니는 할머니 보험설계사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김유수(71·대한생명 강남지점 서광영업소 팀장) 할머니가 주인공. 김 할머니는 22일로 보험설계사를 시작한 지 정확히 30년이 됐다.

고령에도 왕성한 활동력을 과시하며 영업 현장을 누비고 있는 김 할머니는 현재 수하에 10여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는 팀장이다. 월급도 젊은 설계사들보다 많은 평균 600만원에 달한다. 올해만해도 1월부터 9월까지 매주 한건이상의 새 계약을 체결, 7억여원의 수입보험료를 거둬들였다.

1973년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불혹을 넘긴 41세의 나이에 '보험아줌마'로 생활전선에 뛰어든 김 할머니가 지난 30년 동안 꿋꿋이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특유의 성실함과 도전 정신이었다. 컴퓨터를 다루지 못하면 영업하기 힘든 환경이 되자 밤잠을 설쳐가며 컴퓨터에 도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 고객에게 단순히 보험 설계 뿐 아니라 포괄적인 재무설계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지난해 100일간의 교육을 거쳐 회사 내 최고령 재무설계사(FP)가 됐다.

다른 직원보다 한 시간 빠른 출근을 생활화한 김 할머니는 80년대에는 회사에서 최고로 잘 나가는 설계사로 통했다. 대졸 신입사원 수백명을 앞에 두고 바람직한 설계사와 보험인에 대해 강의하기도 했다. 85년 63빌딩 준공식 당시 3만명 설계사를 대표해 선서한 기억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

요즘 김 팀장이 고객에게 주로 권하는 상품은 연금보험이다. 평균수명이 80세에 가까워지는 등 은퇴 후 기간이 갈수록 길어지는데 반해 준비 부족으로 노년을 힘들게 보내는 모습을 주변에서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설계사로 활동하며 번 수입으로 2남1녀를 키워 모두 출가시킨 김 팀장은 "생활설계사는 나이에 관계없이 일한만큼 결과를 얻는 가장 진실한 직업"이라며 "체력이 닿는 한 이 일을 놓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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