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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터 입은듯 포근한… / 모던 록 그룹 "스웨터" 2집 발표… 재즈풍으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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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터 입은듯 포근한… / 모던 록 그룹 "스웨터" 2집 발표… 재즈풍으로 변신

입력
2003.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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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함경북도 온성까지 이어진 7번 국도. 그 중 도로와 해안선이 평행으로 달리는 경북 포항에서 강원도 고성에 이르는 길은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모던록 그룹 스웨터의 새 노래 'no. 7'은 신세철(드럼)이 차를 몰고 7번 국도를 달리다가 만든 노래다. '끝 없이 펼쳐진 노란색 줄무늬'(중앙선)를 따라 '지칠 대로 지친 나'를 바다의 '축축한 바람'에 맡기고 달리는 그 기분이 노래 속에 그대로 들어 앉아 있다. 비누방울 터지듯 통통 가볍고 상쾌한 느낌 역시 마찬가지다. 메마르고 뜨거운 도시에서 듣는 이 노래는 그래서 낯선 청정함을 안겨준다.1999년 홍대 앞 클럽에서 결성돼 이아립(보컬) 임예진(키보드) 신세철(드럼) 등으로 활동해 온 스웨터가 이번에는 신지현(베이스)를 끌어들여 1남3녀의 청일점 밴드로 거듭났다. 지난해 이맘 때 발표한 1집으로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은 이들의 2집은 애시드 재즈 풍으로 바뀐 모습이다.

'허밍 스트리트'(Humming Street). 2집의 타이틀은 말 그대로 "상쾌한 허밍을 하며 거리를 거닐 수 있는 음악"이라고 멤버들은 설명한다. 자우림, 롤러코스터 등 여성보컬의 카리스마를 내세운 다른 모던록 밴드와 스웨터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들리는 음악이죠. 배경이 되고 풍경이 되는 음악, 산책하면서 들으면 좋은 음악"을 이들은 사랑한다. 힘이라고는 전혀 들어가지 않은 듯 나풀대는 목소리는 상큼한 연주에 실려 공중을 부유한다. "폭신한 스웨터처럼 듣고 있으면 서서히 따뜻해지는 음악"이라는 멤버들의 말 그대로다.

보사노바 풍의 'Wherever Whatever'의 속삭이는 듯한 수줍은 목소리나 옛사랑의 기억을 '9월의 알러지'로 표현하는 감성이 예쁘다. 틈만 나면 어디로 떠나고 싶은 이들의 젊음은 '드라이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밋밋하죠. 듣다 보면 오후 4시처럼 졸려요. 자극적이고 강렬하고, 맵고 짠 것에 익숙한 사람들은 우리 음악이 심심하다고 하겠죠. 하지만 뛰어난 입맛의 팬들은 심심함 속에 담긴 미묘한 맛을 가릴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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