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단번에 백지화시킨 '황당한 2연패' 소식에 축구계가 깊은 침묵과 비탄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네티즌과 팬들 사이에 관계자들을 문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대한축구협회는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축구협회는 22일 오만발 충격을 접하고 조중연 전무가 귀국하는 대로 23일 긴급 기술위원회를 소집, 충격의 2연패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기술위에서는 선수 선발이 제대로 이뤄졌는 지와 기술위원을 1명도 보내지 않은 문제, 경기 내용 등은 물론 코엘류 감독의 경질 여부까지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출근한 정몽준 회장은 네팔과의 경기가 끝나는 대로 원인을 분석하고 신중하게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철 협회 홍보국장은 "올해 들어 17세 이하 세계청소년선수권, 대구유니버시아드, 여자월드컵 등에서 참패하는 등 월드컵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월드컵 4강 신화 이후 선수는 물론 팬들의 눈높이는 높아졌지만 경기력이 따라주지 않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날 축구협회 홈페이지에는 오만 전 패배를 질타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 정진기씨는 게시판에 "우물 안의 개구리가 바로 한국 축구이며 코엘류의 능력에 한계가 왔다"면서 "축구협회와 선수들도 각성해야 하며 다른 감독을 선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lenath'란 아이디로 사커월드에 글을 올린 네티즌도 "마냥 기다려 주기에는 경기 결과가 너무 처참하다"며 "그(코엘류)에게 맡기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철저히 분석해볼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의 참패가 오히려 잘 된 일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침체기에 접어든 한국 축구가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안제용씨는 축구협회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최강을 자랑하던 프랑스가 한일월드컵에서 1승도 못 거둔 사례를 제시하며 "우리는 차라리 지금 이렇게 된 것이 다행이며 감정적으로 코엘류를 자르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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