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월드컵 4강 신화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고 있다. 한국축구가 베트남에 이어 오만(FIFA랭킹 80위)에게도 무릎을 꿇어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었다.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은 22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열린 아시안컵 2차 예선 E조 2라운드 2차전에서 졸전 끝에 오만에 1―3으로 역전패했다. 오만(4승1패)에 조 선두를 내준 한국은 이날 네팔을 꺾은 베트남과 3승2패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차로 앞서 간신히 조 2위를 지켰다. 한국은 1차전에서 16―0으로 이긴 네팔과의 예선 최종전에서 패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만일 지고 베트남이 오만을 꺾을 경우 조 3위로 밀려 아시안컵 본선 진출이 좌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경기는 홈팀의 텃세와 심판의 편파판정도 작용했지만 변명이 필요 없는 한국의 완패였다. 코엘류 감독은 이날 4―2―3―1 포메이션을 구사, 원톱에 김도훈, 공격형 미드필더에 김대의를 내세우고 좌우 날개에 정경호와 최태욱을 포진시키며 명예 회복에 나섰다.
전반에 주도권을 장악했지만 득점에 실패한 한국은 후반 2분 최진철의 헤딩패스를 정경호가 골문으로 쇄도하며 오른발슛, 선제골을 터트렸다. 그러나 한국은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온 오만에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급격하게 무너졌다. 오만은 후반 14분 한국의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김남일의 백패스를 알 누비가 가로채 동점골을 잡아냈다. 기세가 오른 오만은 전열이 흐트러진 한국진영을 유린하며 후반 19분 무하메드가 역전골을 터트린 데 이어 42분 라자브가 쐐기골을 추가, 코엘류호를 침몰시켰다.
특히 이날 포백으로 나선 김정겸―김태영―최진철―이기형은 동점골을 허용한 뒤 조직력이 완전히 무너졌고, 이을용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김남일 또한 패스미스를 남발했다. 코엘류 감독은 오만 원정에서 치욕적인 2연패를 당함으로써 부임 후 최대위기를 맞게 됐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베트남이 네팔을 2―0으로 꺾었다.
한국은 24일 밤 11시15분 네팔과 2차 예선 최종전을 가진 뒤 25일 귀국한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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