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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두사내" 가을동숭로 달군다 / "비언소"로 첫 연극 도전 류승범-연출맡은 박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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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두사내" 가을동숭로 달군다 / "비언소"로 첫 연극 도전 류승범-연출맡은 박광정

입력
2003.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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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초연 당시 5개월 동안 3만 명이 관람한 흥행작이다. 당시 연출을 맡았던 박광정(42·아래사진)이 다시 연출을 맡았다. 류승범은 끊임없이 누군가를 감시하고 검문하는 '이상한 남자' 역이다."예전부터 대학로에서 연극 보는 걸 좋아 했죠. 감동의 깊이나 여운은 영화보다 연극이 나은 것 같아요. 그래서 한번쯤 무대에 서보고 싶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기회가 찾아 온 거죠." 영화배우 류승범(23)이 '비언소(蜚言所)'로 처음 연극 무대에 선다. 비언소는 제목 그대로 터무니없는 말(蜚言)이 횡행하는 장소인 화장실에서 육체적, 정신적으로 배설 행위를 하는 인간 군상을 그려낸 작품으로 2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박광정에게 처음 연극 무대에 서는 류승범이 어떤가 물어봤다. "연기자들은 크게 보면 자신의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분출하는 배우와 치밀한 계산에 의존하는 배우 등 두 유형으로 나눠 볼 수 있는데, 승범이는 전자예요." 연극 외적인 칭찬도 덧붙였다. "연습 할 때 가장 먼저 오는 사람이 승범이죠. 아이스크림 심부름이나 주변 청소도 마다하지 않고 해요." 류승범이 연극판 막내 역할을 고스란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말인가 싶어 류승범에게 묻자 당연한 걸 왜 묻냐는 듯 쳐다본다. "형들도 다 하는 거고. 그냥 뭐 제가 먹은 거 치우는 정도인데요, 뭐."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데뷔한 이래 드라마 '화려한 시절' 등에서 도무지 세상의 질서에는 순응하기 힘들 것 같은 불량기 넘치는 역할을 주로 맡았던 그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그는 예의 바르고 겸손한 청년이다.

거꾸로 그에게 박광정의 연출 스타일을 묻자 "걱정 된다"고 했다. 박광정이 연출을 못해서 걱정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배우에게 최대한 자유롭게 연기하도록 하기 때문에 걱정이란 얘기다. "연극 시작하기 전에 연출 스타일이 좀 느슨하다고 들었는데 정말이에요. 형은 그냥 배우가 하도록 내버려둬요. 연습 끝나고 집에 가면 막 걱정이 돼요." 영화배우와 탤런트로 세상에 얼굴이 알려진 박광정은 배우 스스로 자신의 연기를 끊임없이 다듬도록 만드는 연출가이다.

류승범과 박광정 두 사람은 개성이 강한 연기로 자신만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이미지가 굳어지는 데 대해 부담을 느낄 만도 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박광정은 "웃기는 역 말고 사이코 역할도 많이 했는데 코믹 연기를 하다가 그러니까 귀여운 사이코로 봐주더라"며 웃었다.

충무로의 스타인 류승범이 연극에 출연하며 받는 개런티는 얼마나 될까? 최근 친형 류승완이 감독을 맡은 영화'아라한-장풍대작전'의 촬영을 마친 류승범은 스타보다는 연극판 막내처럼 대답했다. "돈이요? 앞으로 벌면 돼죠." 문제의 두 사나이 류승범과 박광정이 만들어 내는 2003년 버전 '비언소'가 어떤 모습일지 문득 궁금해졌다. 공연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11월4일부터 12월28일까지 열린다. (02)762―0010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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