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통계청의 비공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차 떼고 포 뗀 통계청의 청년실업률 통계가 현실을 얼마나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한 지 여실히 확인됐다.22일 통계청과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전체 실업률은 사실상 완전고용 수준인 3.2%(지난 9월기준)로 이중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6.6%(실업자 수 32만명)이다. 통계청은 청년실업률이 7월 7.5%에서, 8월 6.9%, 9월 6.6%로 점차 안정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것만 보면 최근 청년실업의 심각성에 대한 지적은 엄살에 불과한 셈이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지난해(6.6%)와 비교해도 그리 악화된 것도 아니다. 또 청년실업률은 1990년 이후 전체실업률의 2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지표만 보면 유독 청년실업만 문제될 것도 없다. 그러나 여기에는 통계조사의 함정이 있었다는 게 이번에 확인된 셈이다.
우선 청년실업이라함은 학교 졸업후에도 직장을 구하지 못한 '졸업생'의 비애로 인식되고 있지만 통계청 조사에서는 재학생의 아르바이트까지 포함하고 있다. 방학기간중 대학생들이 한꺼번에 아르바이트시장에 뛰어들어, 일자리를 못 구한 학생들이 많아지면 청년실업률이 높아졌다가, 개학을 하면 떨어지는 것도 이때문이다. 지난 9월 실업률이 8월보다 0.3%포인트 떨어진 것도 재학생들의 학업복귀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또 통계청 실업통계에는 사실상 실업자인 '취업준비 비경제활동인구'를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통계청의 통계 작성과정을 보면 '현재 정기적인 일을 하고 있는지, 안하고 있는지'를 물어, '안하고 있다'면 일단 비취업자로 분류한다. 통계청은 다시 비취업자들을 대상으로 '최근 일주일동안 구직활동을 한 적이 있는지'를 물어 '한 적이 있다'면 실업자로, 한 적이 없다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일주일간 직장을 알아본 적은 없지만 꾸준히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은 취업자에도, 실업자에도 잡히지 않는 것이다.
통계청도 이 같은 지적이 일자 올초부터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졸업·중퇴자들을 대상으로 '취업을 위해 학원·직업훈련기관에 다니고 있는지', '개별적인 취업준비를 하고 있는지' 등을 묻는 항목을 추가, 비경제활동인구중에서 실제 취업준비자들을 가려내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진학·고시·군입대 준비 여부와 가사·육아 종사 여부 등만 물어 비경제활동인구중에서 사실상 실업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할 수가 없었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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