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국내 증시에 10조원에 육박하는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되면서 기업 경영참여의 실질적 분기점인 5% 이상 지분이 단일 외국인투자자에게 넘어간 상장기업이 10개월여 만에 50% 가까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계 최대의 투자기관인 JP모건 계열의 'JF 에셋매니지먼트 Ltd'나 캐피털그룹 계열인 '캐피털리서치 앤드 매니지먼트' 등은 수십개 국내 우량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지분사냥'에 대거 나서면서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2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상장사 가운데 단일 외국인 지분이 5% 이상인 기업 수는 지난해말 81개에서 올 10월20일 현재 120개사로 48.15% 급증했다.
이와 함께 5% 이상 외국인 주주의 보유주식수도 3억4,187만6,000주에서 5억3,417만6,000주로 56.25%나 늘었다.
외국인 '큰손'의 이 같은 '지분사냥' 대상은 대림산업(이하 외인 지분 증가율 121.53%) 성신양회(118.58%) 현대엘리베이터(353.85%) 등이다. 결과적으로 볼 때 기업 내재가치나 경기흐름 등에 따라 올해 수익률 역시 높았던 종목이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올들어 외국인 지분이 신규로 5% 이상이 된 72개 기업의 연초대비 20일 현재 주가등락률도 39.07%를 기록,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 22.24%를 훨씬 웃돌아 그만큼의 시세차익이 외국인 손에 넘어갔다.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큰손'으로는 'JF 에셋매니지먼트 Ltd'가 무려 17개 상장기업의 지분 5% 이상을 확보해 가장 왕성한 '식욕'을 과시했다. 'JF 에셋매니지먼트 Ltd'가 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국내 기업은 지난해에는 3개에 불과했다.
캐피탈그룹 계열인 '캐피탈리서치 앤드 매니지먼트'는 12개사,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은 11개사의 5% 이상 지분을 확보해 지난해에 이어 국내 기업 '지분사냥'의 선두권을 유지했다.
또 프랭클린 템플턴 계열인 '템플턴 에셋 매니지먼트'가 6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기업 전문 투자 부띠크로 알려진 '아리세이그' 계열 '아리세이그 코리아펀드'가 5개 기업의 5% 이상 지분을 확보한 '큰 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2개 이상의 국내 기업 지분 5%를 확보한 외국인 투자자만도 슈로더국제투신운용 등 2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 관계자는 "올들어 미국 및 세계경제회복 기대감에 따라 국제자본이 아시아 증시로 대거 유입되면서 5% 이상 지분이 외국인에게 넘어간 국내 기업수도 급증했다"며 "외국인 지분의 급증은 향후 지배구조개선을 비롯한 긍정적 효과와 투자자금의 급격한 회수 가능성에 따른 주가 불안정 등 부정적 효과를 동시에 내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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