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0회를 맞은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공쿠르상의 영광은 자크―피에르 아메트(사진)에게 돌아갔다. 공쿠르 아카데미는 21일 심사위원 10명이 투표를 실시한 결과 7차 투표에서 아메트의 '브레히트의 정부(La Maitress de Brecht)'가 7표, 프레데릭 바이베더의 '세계로의 창'이 2표, 알리스 페르네의 '전쟁에서'가 1표를 얻어, '브레히트의 정부'가 제100회 공쿠르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수상자인 아메트 자신도 "소식을 듣곤 농담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은 것처럼 예상을 비켜간 결정이다. 발표를 앞두고 평단과 언론은 9·11 테러를 소재로 삼은 소설 '세계로의 창'을 강력한 수상후보로 점쳤다.
자크―피에르 아메트는 소설가이자 문학평론가, 극작가로 '침묵의 인간' '탕아의 고백' '나의 인생, 그 작품' 등 30여 권의 소설과 희곡을 펴냈다. 수상작 '브레히트의 정부'는 독일의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삶에 관한 얘기다. 종전 후 동베를린으로 돌아온 브레히트가 자신의 작품 세계에 영감을 준 여배우와 나누는 사랑이 주된 내용이다. 심사위원인 프랑스와 누리시에는 "우리는 이 작품을 매우 재미있게 읽었고, 그래서 선택했다"고 짤막하게 밝혔다. 아메트는 "공쿠르상 심사위원들은 매우 독자적인 선택을 해왔다.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유머러스하게 소감을 밝혔다.
의외의 수상자만큼이나 문단을 놀라게 한 건 발표 시기다. 공쿠르 아카데미는 11월3일로 예정된 발표를 두 주일이나 앞당겼다. 심사위원장인 에드몽드 샤를르―루는 "공쿠르상 100주년인 만큼 눈길을 끌고 싶었다. 맨 마지막이 아니라, 처음으로 작가를 고르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23일에는 아카데미 프랑세즈 대상, 27일에는 페미나상과 메디치상 등 프랑스 유수의 문학상 수상작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 페미나상 심사위원장인 레진느 데포르지가 "공쿠르상의 '깜짝쇼'는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비난할 정도로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애당초 '대미'를 장식하려 했던 공쿠르상은 갑작스럽게 맨 앞으로 나섬으로써 '확실하게' 이목을 끌게 됐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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