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가 20일 시작된 아·태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마하티르 총리의 유대인 발언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였다.부시 대통령은 20일 정상회담 중간 휴식 시간에 마하티르 총리를 한쪽으로 불러내 "유대인이 세계를 통치하고 있다는 발언은 잘못된 것이며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스콧 맥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맥클렐런 대변인은 또 부시 대통령이 "그 같은 입장은 내가 믿고 있는 바와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그러나 21일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은 전날 나를 비난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유대인 발언을 비난했던 데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며 "그래서 나는 부시 대통령에게 '이해한다'고 말해줬다"고 주장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어 "사람들이 어떻게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는지 알 수 없다"며 "대변인에게 부시 대통령의 말을 정확히 들었는지 확인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지난 16일 이슬람회의기구(OIC) 정상회의에서 "오늘날 유대인들이 세계를 지배하며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대신해 싸우고 죽도록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이에 대해 미국, 프랑스 등은 비난과 항의의 뜻을 전달한 바 있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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