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판의 황태자' 이태현(현대중공업·사진)이 시즌 3번째 백두봉 정상(통산 16승)에 올랐다.프로 7년차의 이태현은 20일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03세라젬배 순천 장사씨름대회 백두급 결승에서 '원조 골리앗' 김영현(신창건설)을 2―0으로 꺾고 5월 보령 장사씨름대회 이후 5개월만에 백두장사 정상에 복귀했다. 우승상금은 1,000만원.
이태현은 올해 3월 영천 대회와 5월 보령대회를 제패한 뒤 시즌 중반 부상 때문에 한 동안 주춤했다. 그러나 7월 결혼으로 심리적 안정을 찾은 뒤 연습에 몰두해온 이태현은 이날 그 동안 쌓은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준결승에서 '앙팡 테리블' 박영배(현대)를 2―0으로 가볍게 따돌리고 결승에 오른 이태현은 첫째판에서 김영현과 밀고당기는 힘겨루기를 계속했다. 김영현이 4강전에서 '골리앗 라이벌' 최홍만(LG투자증권)을 제압하느라 엄청난 체력을 소진한 점을 간파, 진을 빼려는 전술을 편 것.
무승부로 첫째판을 마무리한 이태현은 둘째판부터 승부수를 띄우기 시작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밀어치기를 시도하며 달려드는 김영현을 전광석화같은 빗장걸이로 쓰러뜨렸다. 승기를 잡은 이태현은 셋째판에서 기습적인 밧다리로 다시 김영현을 모래판에 메쳤다. 이때 심판이 2―0으로 이태현의 승리를 선언했다. 경기는 당초 5판 다승제로 열리기로 돼 있었지만 이미 첫째판에서 경고를 받는 김영현이 나머지 넷째, 다섯째판을 모두 따내 스코어가 2―2 되더라도 이태현이 승리하기 때문이었다. 지난 추석장사 씨름대회 백두급 우승으로 11개월만에 부활한 김영현은 체력 소모로 이태현의 벽을 넘지 못했다.
백두급 최종순위 장사=이태현(현대) 1품=김영현(신창) 2품=박영배(현대) 3품=최홍만(LG) 4품=백승일(LG) 5품=김경수(LG) 6품=황규연(신창) 7품=권오식(현대)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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