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절반을 차지한 데스크톱PC. 한때는 '중후한 멋'으로 버텼을지 모르지만 작고 날씬한 것이 각광 받는 요즘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노트북PC도 마찬가지다. 한때 저렴한 가격으로 관심을 모았던 올인원 노트북PC가 인기가 뚝 떨어진 반면 무거운 기능은 모두 덜어내고 휴대가 편리한 초슬림형 노트북이 유행이다. 책상 위에만 머물렀던 PC가 안방, 거실, 주방, 그리고 야외로 운신의 폭을 넓혀가면서 '이동성 강화'가 새로운 PC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노트북PC, 센트리노로 무장
이런 분위기 속에 인텔의 센트리노 기술을 채용한 초슬림형 노트북PC가 상한가를 치고 있다. 덩치가 작아 휴대가 편리하고, 배터리 성능이 기본 4시간으로 길어진 데다 무선 인터넷 기능까지 내장, '이동 컴퓨팅'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센트리노의 첫 주자는 삼성전자의 '센스 X10'이다. DVD읽기와 CD재기록이 가능한 '콤보 드라이브'를 내장하고도 두께 23.8㎜, 무게 1.8㎏을 실현했다. 외형을 마그네슘 합금으로 제작한 덕분이라는 설명. 5.1채널 오디오 출력을 제공하며 소니 디지털카메라에 쓰이는 메모리스틱 슬롯을 기본 제공한다.
LGIBM의 'X노트 LM'은 무선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성능이 돋보인다. 무선 인터넷 수신율이 뛰어난 '듀얼밴드 안테나'를 장착하고, 중저음을 강화한 고출력 스테레오 스피커와 DVD 화질 및 3D성능이 뛰어난 '라데온 9600' 그래픽 칩셋을 내장했다. 특히 고용량 표준 배터리와 전원절약기술(배터리 마이저)을 채택해 전원 연결 없이도 6시간 동안 쓸 수 있다.
삼보컴퓨터의 '드림북 ER'은 센트리노 노트북의 장점을 고스란히 갖추고, 데스크톱PC용 구형 주변기기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실용성 뛰어난 제품이다. 여기에 15인치 대형 화면에 24배속 콤보 드라이브를 내장해 최신형 데스크톱PC에 버금가는 성능을 자랑한다.
데스크톱PC도 소형화가 대세
데스크톱PC가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운반과 설치가 쉽고 어느 환경에나 잘 어울리는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두께가 10㎝ 미만인 '슬림PC'라는 점. 책꽂이, TV옆, 거실 탁자 등 어디서나 놓고 쓰기 쉽도록 작고 깔끔하게 디자인 됐다.
'드림시스 AF·AH' 시리즈로 슬림PC 붐을 일으킨 삼보컴퓨터는 최근 중저가형 '드림시스AW'와 고급형 '드림시스AN' 시리즈를 새로 선보였다. 90만원대에서 200만원대에 이르는 10여가지의 다양한 모델로 경쟁사를 압도한다는 전략이다.
한국HP는 '컴팩비즈니스데스크톱d530'으로 슬림PC 경쟁에 뛰어들었다. 기업용 시장을 노렸지만 집에서도 쓰고 싶을 만큼 깔끔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시큐리티 칩'을 내장, 이메일을 암호화해 주고 받을 수 있어 보안 기능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현주컴퓨터의 '아이프랜드S1'은 100만원대 미만의 가격으로 홈쇼핑에서 인기를 끈 제품. 펜티엄4 3.6㎓에 유니버설시리얼버스(USB)를 6개 장착, 처리속도와 확장성이 뛰어나다.
삼성전자, LGIBM 등 대기업들은 각각 '매직스테이션 MZ'와 '멀티넷X' 신제품을 앞세워 슬림PC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들은 타 업체에 선점당한 슬림PC 시장을 빼앗기 위해 고가 정책을 포기하고 90만원대의 저렴한 모델도 내놨다. 이에 따라 슬림PC와 비슷한 가격대로 올라앉은 일반 데스크톱PC가 시장에서 서서히 퇴출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PC업체들이 슬림PC를 주력으로 내세우면서 올 연말에는 전체 데스크톱PC의 70% 이상이 슬림형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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