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서울 강남의 집값 폭등은 우수한 교육여건이나 주택공급 부족때문이 아니라 저금리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때문이라며, 부동산 보유세를 5배 이상 올려 부동산 보유에 따른 기대수익률을 획기적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20일 KDI와 관계당국에 따르면 KDI는 최근 ‘저금리시대 부동산가격과 통화ㆍ조세정책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KDI는 집값 폭등이 교육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에 대해 “강남의 우수한 교육여건 때문이라면 전세가격 상승도 있어야 하는데 지난해 하반기 이후 매매가만 오르고 있다”며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KDI는 이어 “저금리 상황속에서 유독 강남 집값만 뛰는 것은 재산세ㆍ양도세가 시가에 기초해 부과되지 않아,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실효세율이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DI는 집값 폭등이 주택공급 부족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주택 수급상황을 보여주는 전세가가 안정된 반면, 매매가만 뛰고 있어 주택공급 확대만으로 집값을 잡을 수 없다”며 “저금리가 계속되고 인플레 기대심리가 있는 한 공급이 늘어나도 주택가격은 다시 불안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KDI는 이에 따라 “부동산 안정을 위해서는 부동산 보유에 따른 기대수익률을 낮춰 투자수요를 억제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현재 0.16%인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을 최소 5.2배(0.83%) 인상, 은행 예금 등 금융자산과 비슷한 수준의 세금을 부과하거나 나아가 더 높이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KDI는 이와함께 “통화당국이 인플레이션 중기목표를 현행 2.5~3.5%에서 2.0~2.5% 수준으로 낮춰, 실물자산에 대한 수요를 줄여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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