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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하다 다쳤는데… 버림받은 느낌"/태풍루사 피해복구 돕다 중상 신용섭씨 지자체지원 끊기고 병원비 독촉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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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하다 다쳤는데… 버림받은 느낌"/태풍루사 피해복구 돕다 중상 신용섭씨 지자체지원 끊기고 병원비 독촉 시달려

입력
2003.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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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태풍 '루사'로 시름에 빠진 수해자들을 돕다 크게 다친 신용섭(44·사진)씨는 올해 태풍 '매미'의 피해자들을 돕는 자원봉사자들을 보면 만감이 교차한다.운송회사에 다니던 신씨는 태풍 루사가 휩쓸고 간 지난해 9월 강원 강릉시 옥천동 교동초등학교앞에서 회사 대표로 자원봉사활동에 나섰다. 도로 위에 가득 쌓인 흙을 치우던 신씨는 주차돼 있던 대형 살수차가 도로 경사 때문에 미끄러지기 시작하자 아래쪽에서 작업중인 다른 봉사자들이 다치지 않도록 운전석에 껑충 올라타 차량을 정지시켰다. 신씨 덕분에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그에게 돌아온 대가는 너무 컸다. 차를 멈추게하는 과정에서 장애5급 판정을 받을 정도로 두 발꿈치가 완전히 부서져 평생 목발에 의지해야 하는 신세가 됐기 때문.

현재 서울 노원구 하계동 을지병원에서 다리에 깁스를 하고 있는 신씨는 그동안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 병원비를 지원받았지만 올해 6월 족부 전문병원인 서울 을지병원으로 이송된 후로는 지원이 끊겨버렸다. 순식간에 병원비 400여만원이 밀리게 됐지만 앞으로도 수술을 한차례 더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좋은 뜻에서 한 자원봉사인데 그 결과로 평생 장애를 갖고 살아야 한다니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생각만 듭니다."

신씨는 현재 병원측으로부터 매일 치료비 독촉과 함께 퇴원을 종용당하고 있는 데다 두 아들과 함께 고향 청주에서 식당일 등으로 간신히 생계만 이어가고 있는 아내마저 이혼을 요구하고 있다. 신씨의 딱한 사정에 대해 행자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등록된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상해보험가입혜택을 주지만 태풍 루사 당시는 이 같은 제도가 없었다"며 "그나마도 조례 차원에 머물러있는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지원을 법률 차원으로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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