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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대정부 질문/"파병결정은 졸속"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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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대정부 질문/"파병결정은 졸속" 한목소리

입력
2003.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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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회 통일 외교 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선 정부의 이라크전 파병에 대한 찬반 논란과 함께 파병 결정 과정의 투명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민주당 의원들은 정부가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 직후 긴급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 파병을 결정한 사실을 들어 "국민의 뜻을 무시한 졸속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미국과의 사전 밀약 의혹도 제기됐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도 "갑작스러운 파병 결정의 배경과 경위를 밝히라"며 가세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정부가 파병을 본격 논의한 것은 18일 1시간 반 동안 열린 NSC회의가 고작"이라며 "그전에 이미 미국과 파병협의가 끝났다는 증거가 아니냐"고 따졌다. 고건 총리가 "18일 NSC 회의에서 파병을 결정했다"며 '사전 협의설'을 부인하자 이 의원은 "그럼 17일 저녁에 4당 대표에게 파병을 통보한 건 뭐냐"고 추궁했고, 고 총리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 의원은 "최근 미국의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한국의 지지'를 유독 강조한 것도 파병 방침이 미국에 미리 통보됐음을 입증한다"고 지적했다.

심재권 의원도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파병은 조급하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고 한 지 5일만에 여론수렴 없이 파병키로 한 것은 사전 밀실 결정이 있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김경재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지도자로서 먼저 마음을 정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게 도리인데 여론을 살피며 유엔 안보리 결의만 기다렸다"며 "우리에게 지도자는 없었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노 대통령은 파병결정 전에 여야 협의를 거치지 않았고, 통합신당은 파병에 반대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이처럼 급히 파병결정을 내린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그는 "국민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지역에서 한국이 빠지고, 한승주 주미대사가 미국의 냉랭한 대한(對韓) 감정을 대통령에게 설명한 데 이어 주한미군 1만2,000명을 감축한다는 보도가 나온 것과 이번 결정이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신당 유재건 의원도 "적극적으로 여론을 수렴해 공론화하려는 노력보다는 국론분열만 증폭시킨 점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고건 총리는 "'무거운 단계'의 회의는 18일 NSC회의 한 번이었지만, 그에 앞서 대통령 주재로 여러 요소를 검토하는 회의는 네 번이나 있었다"며 파병이 졸속 결정이 아님을 주장했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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