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관계자는 20일 천정배 의원의 주장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 뒤 청와대 개편을 밝혔는데도 당장 물갈이 하라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반박했다.안희정씨는 이날 SBS-TV에 나와 "386실세라는 말부터 적절치 않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광재 국정상황실장의 사표 제출 후 청와대 386 참모진들이 거취를 고민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이뤄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이 실장은 386 참모의 상징적 존재였다"며 "그가 사퇴한 뒤 청와대의 386은 집단으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참모가 나갈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실장의 사퇴는 386 참모진의 세력약화로 이해되고 있다. 청와대가 '노무현의 사람들'로 짜여졌다고 하지만 대부분 수석·보좌관급 이상은 외인부대다. 대선 당시 '노무현 캠프'를 구성했던 386 출신이 비서관, 행정관 등으로 각 수석·보좌관실에 퍼져 이제까지 '노무현의 청와대'를 뒷받침해왔다. 그리고 이들 386을 이끌며 외풍을 막아 냈던 사람이 이 실장이었다.
386 참모진의 고민은 총선 출마로 귀결되고 있다. 한 관계자도 "이 실장의 사퇴로 청와대에서 총선에 출마할 사람이 많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실장도 "2기 청와대에서는 386 참모들이 빠지고 관료 위주로 간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다른 관계자는 "안희정, 이광재가 모두 총선에서 당선된 뒤 떳떳하게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돕는 길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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