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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 / 할리우드 호령한 휴즈 일대기 스콜세지 "메가폰"… 내년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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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할리우드 통신 / 할리우드 호령한 휴즈 일대기 스콜세지 "메가폰"… 내년 개봉

입력
2003.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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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이자 열렬한 영화팬이기도 한 명장 마틴 스콜세지가 대형 예산을 투입한 할리우드 대작 하워드 휴즈의 일대기 '비행사'(The Aviator)를 지금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만들고 있다. 사업계 거물이자, 영화사 사장이면서 비행사였던 기인 휴즈 역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맡았다. 스콜세지와 디카프리오는 지난해 '갱스 오브 뉴욕'에서 함께 일했다.휴즈는 거대한 목제 비행기 스프루스 구스의 제조자로 1960년대 말 자신의 소유인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호텔에서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은둔자로 지내다가 1976년 70세의 나이로 숨진 인물이다. 그는 화려하고 변화무쌍한 스타일과 멋을 자랑한 할리우드의 주역이기도 했다. 그는 21세 때 '2개의 아라비안 나이트'를 제작, 최초로 오스카상을 받았다. 또 25세가 되기 전에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전투 조종사의 공중전 장면을 스릴 있게 묘사한 '지옥의 천사들'(Hell's Angels·1930)을 감독했는데 이 영화는 왕년의 글래머 걸 진 할로를 일약 스타로 만들었다. 휴즈는 그로부터 2년 후 초기 갱 영화의 최고걸작인 '스카페이스'(Scarface)를 제작했으며 폴 뮤니 주연의 이 영화는 지금까지도 갱 영화의 고전으로 꼽히고 있다.

그 뒤 휴즈는 10년을 쉬다가 악명 높은 웨스턴 '무법자'(The Outlaw·1943)를 감독했다. 희대의 젊은 킬러로 전설적 건맨이던 '빌리 더 키드'의 삶을 그린 이 영화는 빌리를 사랑하는 여인으로 나온 육체파 제인 러셀의 터질듯한 젖가슴 사이 굴곡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큰 논란을 불렀다. 1950년대 중반 휴즈는 자기가 운영하던 메이저 무비 스튜디오 RKO를 몰락시킨 후 과격한 기행에 들어갔다. RKO는 오손 웰스의 '시민 케인'과 히치콕의 '의혹' 등 많은 명화를 만들었으나 1948년 휴즈가 매입한 뒤 회사 내분 등으로 별로 신통한 영화를 내놓지 못했다. 스콜세지는 총명하면서도 방향 잃은 바람 같고, 열광적인 휴즈의 이런 성격과 스타일에 매료돼 그에 관한 영화를 감독하게 된 것이다. 스콜세지는 휴즈의 화려한 개인적 삶을 다루면서 이 바람둥이가 수많은 할리우드스타들과 나눈 로맨스를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휴즈와 로맨스에 빠진 여배우로는 캐서린 헵번(영화에서 케이트 블란쳇), 에바 가드너(케이트 베킨세일), 진 할로(그웬 스테파니·사진) 외에도 베티 데이비스 등 열 손가락으로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 밖에도 영화는 휴즈 당시의 할리우드 거물이었던 MGM사장 루이 B. 메이어와 영화 검열관으로 막강한 힘을 휘두른 조셉 브린 등도 다룬다.

스콜세지는 '비행사'가 할리우드에 바치는 애정어린, 그러나 한편으로는 신랄한 찬가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영화는 내년 하반기에 개봉될 예정이다.

/LA미주본사 편집위원·LA영화비평가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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