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만학회가 비만치료 용도로 쓸 수 없다고 금지한 약물은 모두 9가지다.'지방분해주사'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아미노필린은 원래 천식 치료제여서, 오래 사용하면 심장에 부담을 주고 두통 불면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마황이라는 생약 성분인 에페드린과 갑상선 호르몬은 대사를 촉진함으로써 에너지를 소모하는 역할을 하는데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고 오래 쓰면 골다공증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있다.
펜플루라민과 덱스펜플루라민은 중국산 다이어트 약에 포함돼 일본에서 사망사고를 일으킨 성분이다. 펜플루라민은 '펜펜'이라는 약으로 미국에서 널리 쓰였던 비만 치료제인데 심장판막에 이상을 일으켜 판매가 중지됐다. 또 간질약인 토피라메이트, 심장병 치료제인 디곡신, 이뇨제인 듀레틱스, 설사를 일으키는 락사티브, 천식치료제 이소프로테레놀이 금지됐다.
안전하면서 효과가 좋은 비만 치료제는 전례없는 '대박 약품'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연구도 활발하다. 지금까지 뇌에서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리덕틸)과 장에서 지방을 흡수하지 않는 작용(제니칼)으로 약물이 개발됐는데 세로토닌과 달리 포만감을 주는 성분인 렙틴에 대한 연구가 매우 활발하다. 비만 신약 개발에서 또 다른 관심사는 '덜 먹게 하는 것'보다 '많이 먹어도 지방이 축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즉 기초대사율을 높여 칼로리를 더 많이 소모하게 하는 약으로써, 베타-3 아드레날린 수용기에 대한 개발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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