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전 모두 3시간45분, 3차전은 한술 더 떠 4시간2분. 사상 최고의 감독간 두뇌싸움으로 평가되는 현대와 SK간 2003년 한국시리즈가 갈수록 지구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시원한 홈런포 대결과 파이팅 넘치는 허슬플레이 대신 그라운드에는 번트와 위장 전술 등 잔야구가 넘쳐나고 있다. 유난히 작전을 많이 걸기로 유명한 김재박 현대 감독은 물론 경기 순간 순간마다 데이터를 들이대는 조범현 SK 감독의 경기스타일이 그대로 배어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가 작전시리즈가 되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중요한 승부의 분수령이 됐던 이날 두 사령탑은 시종 내내 정보전에 고도의 심리전까지 동원했다. 1차전에서 위장번트(페이크번트)까지 댔던 조 감독은 이날 무사 1루, 2루 기회가 한차례씩 있었지만 번트 대신 강공을 선택, 상대 벤치를 혼란스럽게 했다.
10년 이상 마스크를 쓰고 있는 백전노장 현대 김동수와 SK 박경완마저도 이날 역시 볼카운트마다 벤치를 쳐다보느라 경기의 맥을 빼놓기도 했다.
/인천=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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