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됐다'는 말이 광고대행사 LG애드에서는 '남의 일'이 아니다. LG애드에서는 두 달 마다 1∼2명씩 실제로 스타가 탄생하고 있다. LG애드 직원들이 동료들 가운데서 투표로 뽑는 '우리의 스타'들이 바로 그들이다.7월말부터 시작돼 그 동안 '베스트 드레서', '만나면 즐거워지는 동료' 등 주제별로 3명이 스타 탄생의 기쁨을 누렸다. 정신없이 바쁘다는 광고대행사에서 이 같은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스타로 뽑힌 직원들은어떤 이들일까.
스타를 뽑게 된 사연
당초 이 이벤트를 제안한 사람은 인재개발팀 김호식 부장. 하반기를 맞아 새로운 포상제도 도입을 검토하던 김 부장은 소속감을 높이고 동료의식을 불어넣을 수 있는 포상제도의 하나로 이 이벤트를 생각해냈다.
여의도 LG 트윈빌딩 서관 31층부터 35층까지 입주해있는 LG애드는 계단 이용이 원천적으로 봉쇄된 건물 구조상 직원들간 교류가 어려운 상황. 김 부장은 "다른 팀 동료들 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직원들 스스로 주제를 정해 적합한 후보자를 추천한 뒤 사내 인트라넷을 통한 인터넷 투표로 스타를 선정하는 다소 복잡한 절차를 만든 것도 460여명 직원 모두의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기 위한 고려였다.
반응은 뜨거웠다. 주제 공모를 하자마자 '오래 함께 근무하고 싶은 동료' 등을 비롯해 46건에 이르는 아이디어가 단숨에 쏟아졌고, '베스트 드레서'로 주제가 정해지자 4명의 후보가 추천이 돼 숨막히는 '표 대결'을 벌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직원들이 선정된 주제에 가장 어울리는 동료들을 족집게처럼 스타로 뽑았다는 사실. 김 부장은 "평소 교류는 없었더라도 직원들끼리 서로에게 관심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스타로 뽑힌 사람들
처음으로 스타 탄생의 짜릿한 경험을 한 주인공은 기획12팀 김연수(28) 대리. 늘씬한 몸매에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사내 멋쟁이로 소문났던 김 대리는 7월말 다른 후보자들과 겨뤄 '베스트 드레서'로 뽑혔다.
지난달 말에는 평소 사람 좋기로 유명했던 마케팅팀 김효열(36) 부장과 방송 미디어팀 조기일(30)씨가 '만나면 기분 좋아지고, 즐겁고, 한마디 더 건네고 싶은 사원'이란 주제에서 동점 표를 얻어 공동으로 스타가 됐다.
스타 탄생의 변(辯)은 모두 달랐다. "회사의 대표로 광고주를 만나는 만큼 옷차림에 신경을 많이 썼죠.(김 대리)", "사람 만나기 좋아한 것 뿐인데요.(김 부장)", "항상 웃고 다닌 것이 점수를 딴 것 같습니다.(조씨)"
비록 TV에 등장하는 스타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유명세도 치렀다. 김 대리는 "부상으로 받은 주유권보다 많은 비용이 당선 축하 술값으로 나갔다"고 했고, 김 부장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스타 오셨네'라고 놀린다"며 웃었다.
품위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도 애로사항. 김 대리는 "아무래도 옷차림에 더 신경이 쓰여 출근 시간이 늦어졌다"고 말했고, 다혈질로 유명했던 김 부장은 "'만나면 기분 좋은 사람'이라고 해서 성질 죽이고 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렇다면 이들이 생각하는 '우리 직장의 스타'는 어떤 사람일까. 김 대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프로답게 해내는 사람"이라고 했고, 김 부장은 "없을 때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스타"라고 말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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