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에 대해 자민련을 제외한 3당은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파병 반대여론이 적지 않은데다 파병 규모와 지역, 부대 성격 등도 아직 불분명해 섣불리 입장을 정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가장 술렁이는 쪽은 '정신적 여당'을 자처하는 통합신당이다. 신당은 특히 "청와대가 당과 사전 협의를 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들러리냐"고 반발했다. 신당은 19일 밤 의총을 열어 파병 문제를 논의했으나 찬반 양론이 팽팽했다. 김근태 원내대표는 "정부가 아무런 의논 없이 결정한 것은 참으로 유감"이라고 말했다. 임종석 김성호 송영길 의원 등 '반전평화의원모임' 소속 의원들도 파병에 반대하며 "결정하고 무조건 따르라는 것은 정치 서클이나 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송 의원은 "노 대통령과 신당의 관계를 재검토해봐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원기 창당주비위원장은 "파병의 형식, 시기 규모 등이 결정된 것이 없는 만큼 진지하게 토론해 당론을 모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찬반 표명 없이 "정부가 파병 부대의 구체적 임무 및 규모 등을 밝히고 국민을 설득하라"고 요구했다. 최병렬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파병전모를 국민에게 얘기하고, 통합신당이 분명한 지지의사를 밝히기 전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을 속인 졸속 결정을 했다"고 비판했다. 박상천 대표는 "전투병 파병은 안 된다는 의견이 많지만 정부안을 보고 최종 당론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순 대변인은 "국민에게 한마디 설명 없이 쫓기듯 발표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자민련은 "정부의 결정을 적극 지지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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