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테러 단체인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사진)이 미국 뿐 아니라 미국을 도와 이라크에 파병하는 모든 나라에 대해서도 보복 테러를 가하겠다고 경고했다.빈 라덴은 18일 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가 방송한 2개의 육성 테이프를 통해 "우리는 이라크에서 부당한 전쟁에 참가하는 모든 나라에 대해 보복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경고는 한국도 파병할 경우 공격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빈 라덴의 메시지가 적시한 보복 대상은 미국과 이라크에 다국적군을 파견하는 나라, 미국을 지원하는 이슬람 국가 등 3개다.
우선 그는 '미국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테이프에서 "미국이 부당한 일을 중단할 때까지 미국 안팎에서 순교작전(자살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미 지원국에 대해서는 영국 스페인 호주 폴란드 일본 이탈리아를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적절한 시기와 장소에서 보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보복 공격은 십자군(미국)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쿠웨이트 등에 적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복과 관련해 언급된 '적절한 시기와 장소'는 이라크에 파견된 다국적군뿐 아니라 파병 국가 자체도 테러공격 대상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육성 테이프의 제작 시기는 마흐무드 압바스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로 부른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그가 사임한 지난달 6일 이전으로 추정된다.
빈 라덴의 경고에 대해 스콧 맥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19일 "이 테이프는 전세계적인 대 테러전이 계속돼야 함을 환기시킨다"고 논평했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측은 "내정간섭"이라고 빈 라덴을 비난했다. 과도통치위의 한 위원은 "이라크 사태에 개입할 경우 알 카에다는 수렁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에서 게릴라들이 미군에 대해 매복 공격을 가해 미군 2명이 죽고 1명이 다쳤다고 미군 당국이 19일 밝혔다.
이로써 올 3월 이라크 전쟁 이후 교전 중 사망 미군은 218명으로, 5월 종전이후 교전중 사망 미군은 103명으로 늘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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