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7일 오후 첫 방문국인 일본에 도착, 아시아 순방을 시작했다.부시 대통령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만찬을 겸한 회담에서 이라크 재건을 위한 협력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 공조 방침을 재확인하고 엔·달러 환율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고이즈미는 내년에 이라크 재건을 위해 무상 원조 15억 달러를 제공하고 올해 안에 이라크 남부에 자위대 선발대를 파견하겠다는 계획을 설명했고, 부시는 감사의 뜻을 표했다.
미·일 외교 당국은 이 회담에 대해 '일본 방문과 정상회담'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일본 일시 체류와 간담 및 만찬회'로 지칭해 두 정상이 개인적 친교를 도모하는 비공식 만남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는 11월 9일 중의원 총선거를 앞둔 고이즈미가 미국의 압력으로 이라크 지원과 파병을 결정했다는 비난을 받지 않도록 하려는 부시의 배려라는 분석이 많다.
두 정상은 오후 7시께부터 도쿄 영빈관에서 2시간 가량 일본식 쇠고기 철판구이를 먹으며 대화를 나눴다. 지난 5월 고이즈미가 부시의 크로포드 목장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햄버거 바비큐를 대접받은 것에 대한 답례였다.
만찬 중간에 별실에서 30분간 진행된 회담에서 두 정상은 환율 문제에 대해 '시장 중시'라는 원칙적인 의견만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는 이 문제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도 참석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포괄적으로 거론, 일본과 중국 정부의 인위적 환율 '조작'에 대해 우려를 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일본 총선이 끝날 때까지는 '일본 때리기'를 자제하겠다는 부시의 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시 대통령은 18일 필리핀으로 떠난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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