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사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17일 통합신당에서 '청와대 실세 경질론'이 나온 데 대해 "지적 받은 사람이 나라면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청와대 기자실에 이메일을 보내 "대통령이 재신임 상황에 이른 지금 난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어떻게 하는 것이 대의를 지키는 일인지 심사숙고 하겠다"고 밝혔다.이 실장은 앞서 한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미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힌 바 있고 언제라도 자리를 내놓을 생각을 갖고 있다"고 거취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그러나 신당 천정배 의원이 "실세가 권력과 정보를 독점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을 겨냥해선, "지난 8개월 동안 대통령에게 1대1 대면보고를 한 것은 불과 10여 차례 밖에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평소 '권력은 칼날 위의 꿀을 빨아 먹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최대한 절제하는 생활을 해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실장은 "다 내가 부덕하고 부족한 탓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를 진정으로 알게 될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당의 공세를 염두에 둔 듯 "남의 약점을 뒤지고, 뒤를 캐는 저질정치보다 자성하고, 대안을 내고, 고민하는 삶을 사는 성숙한 사회가 반드시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주희기자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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