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생명보험사 상장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발표를 보류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기업공개가 또 다시 무기한 연기될 전망이다.★관련기사 A12면
금융감독위원회는 17일 생보사 상장 자문위원회가 별도의 상장 권고안을 제출하지 않음에 따라 정부도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금감위 윤용로(尹庸老) 감독정책2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상장이익 배분을 강제할 직접적인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데다 생보사가 상장의사를 표명하지 않아 자문위가 자문안을 제출하지 못했다"며 "정부도 현 시점에서 별도의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나동민 상장자문위원회 위원장은 "계약자 몫으로 돼 있는 내부유보액이 계약자에 대한 상장 이익 배분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이를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자문안을 이해 당사자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의견을 낼 이유가 없다"며 "계약자측과 주주측이 모두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양측의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상장안 발표 유보로 참여정부 들어 6개월간 계속돼 온 생보사 상장논의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으며 당사자인 삼성생명과 교보생명도 정부가 별도의 상장기준을 마련하지 않는 한 상장추진이 어렵게 됐다. 아울러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자동차 부실 처리를 위해 채권단에 사재 출연한 삼성생명 주식 처분과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담보로 갖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 소유의 교보생명 주식 처리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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