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5연승을 이끌어낸 SK의 파죽지세도 다승왕(17승)인 현대 에이스 정민태의 높은 마운드를 넘진 못했다.현대가 2003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첫 승을 따내며 통산 세번째 우승을 향해 힘찬 시동을 걸었다. 현대는 17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1차전서 선발 정민태의 호투와 공격 선봉장에 선 김동수(2득점)의 활약에 힘입어 SK를 3―2로 제압했다. 정민태는 6과3분의2이닝 동안 26타자를 상대로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틀어막으면서 지난 1998년 10월23일 인천에서 열린 LG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 이후 포스트시즌 최다 연승 기록을 6으로 늘렸다. 정민태는 또 이날 승리로 PS 통산 최다승 기록(8승)에서도 선동열, 조계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팀이 1차전에서 승리한 경우는 모두 10번. 이 중 89년 빙그레(한화의 전신)를 제외하면 9번 모두 1차전을 이긴 1위팀이 챔프에 올랐다. 그만큼 현대에게 90%의 승률을 담보해 주는 값진 1승이었다.
안타수 3대5, 스코어는 3대2. 결국 집중력에서 승부가 갈렸다. 현대는 한국시리즈 최소안타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빈타에도 불구하고 3회와 5회 단 두번의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고효율 야구로 짠물야구의 대명사인 SK를 물리쳤다.
초반은 팽팽한 투수전 양상이었다. 그러나 이승호의 패기는 관록의 무게에 오래 버티지 못했다. 균형이 무너진 것은 3회말. 현대 노장 김동수가 이승호의 변화구를 끌어당겨 깨끗한 좌전안타를 만들어내면서 물꼬를 텄다. 팀의 1호 안타. 현대는 박진만의 보내기번트에 이어 전준호의 2루타로 김동수를 홈으로 불러들인 데 이어 박종호의 좌전 적시타로 2―0 기선을 잡았다.
추가 득점의 실마리를 마련한 것도 김동수였다. 5회말 볼넷을 골라나간 김동수는 2사 1,3루에서 심정수의 3루 땅볼을 SK 3루수 디아즈가 더듬는 사이 홈을 밟아 팀이 3―0으로 쐐기를 박는데 앞장섰다.
SK는 7회초 1사후 2루수 실책과 2루타로 만든 1사2,3루 찬스에서 정경배의 1타점 적시타와 김민재의 우전 안타로 2점을 따라붙었지만 현대 권준헌과 조용준의 계투에 눌려 경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18일 오후 2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차전에는 쉐인 바워스(현대)와 트래비스 스미스(SK)가 각각 선발투수로 나선다.
/수원=김병주기자 bjkim@hk.co.kr
박석원기자 spark@hk.co.kr
"권준헌 후반투입 적중"
김재박 현대감독=중요한 1차전을 이겨 기쁘다. 첫 게임이라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인지 안타가 터지지 않아 공격적인 야구를 하지 못했다. 선취점이 중요한 만큼 두 팀 모두 번트 작전을 많이 썼다. 후반에 SK 좌타자들이 많이 나왔지만 좌투수를 내지 않고 최근에 컨디션이 좋은 권준헌을 투입했는 데 적중한 것 같다.
"정민태 낮은공에 당해"
조범현 SK감독=초반 승부처에서 선취 득점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7회1,3루에서 김민재가 스퀴즈 번트를 댄 것은 작전에 의한 것이었는데 실패로 끝났다. 며칠 쉬어서인지 경기 초반에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 정민태의 낮은 공을 공략하지 못한 것이 주된 패인이다. 낮은 공에 강한 조경환을 5번 타자로 내세웠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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